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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방학 동안

by 눈부신햇살* 2025. 1. 21.

프랑스자수 한 달 조금 넘는 방학 동안 수놓은 이런저런 것들.
 

방학 숙제로 내주었던 것은 수놓아 액자에 담아 컴퓨터 책상 앞에 걸었다.
이따금 한 번씩 쳐다보는 기분이 괜찮다.
그 옆엔 아들들의 사진들.
 

사진엔 없는 베이지색 파우치 한 개까지 합해 다섯 개 수놓기.
EBS강좌 보고서 샤프펜슬로 따라 그려 수놓은 것들.
제비꽃, 개망초, 닭의장풀(달개비), 미나리아재비, 메타세콰이아 잎 등......

미나리아재비는 원래 노란색 꽃인 것을
노랑으로 수놓으면 천 위에서 색이 도드라지지 않을 것 같아 진분홍색으로 수놓았다.
같은 이유로 파란색 원단 위에 수 놓인 제비꽃은
오래전에 강화도 마니산에서 보았던 `노랑제비꽃'으로.
 

둘레길 걷기 총무가 자그마한 것 한 개만 만들어 달라고 해서 개망초 파우치를 만들었으나
너무 작은 소품인 것 같아 제비꽃 놓은 것까지 합쳐 선물로 주려 생각하고 있다.
제비꽃과 개망초, 두 개는 내가 그린 도안 위에 수를 놓은 것이고,
그중 제비꽃 파우치는 안감 넣고 지퍼 다는 것까지 모두 온전히 나의 손바느질 작품.
역시나 방학 숙제로 나눠주었던 그 옆 자잘한 들꽃 파우치는 총무와 합승해서 참석하는 이에게 주려하고 있다.

 

프랑스자수한다고 했더니 너도 나도 한 개씩 달라고 해서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부탁도 해야 할 판이다.ㅎㅎ

둘레길 걷기의 개근생이다시피 했는데 왜 참석률이 저조하냐고 물어

프랑스자수 수업 받는다고 대답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프랑스자수 수업받을 때 가장 먼저 완성품으로 받게 되었던 바늘쌈지를 보고서

집에서 따라 만들어본 세상 엉성한 바늘쌈지. 
넘쳐나는 열정에 비해 한참 모자란 실력.
쌤이 만든 바늘쌈지엔 솜이 들어가 있어서 폭신한데
집엔 솜이 없어서 화장솜 몇 개를 이어 깔고서 만들었다.
이불 꿰매는 바늘 길이에 새삼스럽게 놀라며 바늘들을 쌈지에 꽂아 놓았다.
 
바늘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십자수 바늘은 짧으면서 끝이 뭉툭한 편이며 바늘귀가 크고,
바느질하는 바늘은 바늘귀가 작다.
프랑스자수바늘은 바늘귀가 커서 여섯 가닥까지 꿸 수 있는 큰 바늘도 있다.
 
 

그러고도 심심하여 배운 것들을 복습하며 수놓아 보았다.
새로 들어온 초급반 회원 중의 하나가 중독성이 있다고 하던데
그야말로 나는 중증의 중독인 것 같다.

 

프랑스자수에 유용하게 쓰고 있는 17년 전 십자수에 쓰던 실들.
 

한동안 십자수에 푹 빠졌을 때 만들었던 커다란 액자.
남편님께서 화가 이모의 비싼 그림을 제치고,
구절초 구경 갔다가 산 커다란 구절초사진 액자도 제치고 거실 정중앙에 걸어주셨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십자수작품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그냥 그림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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