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지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운동을 빼먹고
따스한 가을 햇살을 누려보러 길을 나선다.
인디언 머리띠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색상의 가일라르디아를 가장 먼저 만났다.
요즈음 들판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수수한 아름다움의 왕고들빼기도 만났다.
생각 없이 무심히 걷지만 알고 보면 은근한 고개인 곳을 넘어선다.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 앞을 지나치며 바라보는
조경수 화살나무의 단풍은 강렬한 선홍색이다.
다 준공되면 아산시 어디서고 한눈에 들어올 풍경이 될 듯
우뚝 서고 있는 아파트 건설 현장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요즈음 오전이면 주로 다니게 되는 길목의 느티나무 가로수들은
10월 중순 즈음 막 물들기 시작하였었다.
보름 정도 지나자 이렇게 울긋불긋 곱게 단풍 든 나무들.
햇살이 등 뒤에서 따스하게 비춰 살짝 땀이 난다.
점퍼를 벗어 크로스백에 걸친 후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가을 느낌 물씬 나는 길을 자박자박 걷는다.
가을이 깊어지면 메타세쿼이아 단풍이 멋진 길.
이 길 역시 은근한 고갯길이라 저곳을 바라보며 타박타박 걸어 올라간다.
중앙도서관 뒤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에 앉아 다리 쉼을 한다.
튤립 꽃을 닮은 이파리를 가진 단풍 든 튤립나무가 반갑다.
보랏빛 구슬을 매단 좀작살나무도 반갑긴 매한가지.
중앙도서관에서 유턴해서 돌아오면서 저 사거리 왼편에
새로 생긴 아우내 순대집에서 모둠순대와 순대국 2인분을 샀다.
차로 다닐 때만 생각한 나의 어리석음으로 그곳에서 다시 1시간 정도 걸어 돌아오며 후회막급이었다.
하다못해 모둠순대만 사든지....... 쯧쯧...... 미련스럽게...... 쯧쯧......
힘들다 가끔 한숨 쉬며 돌아오는 길.
은행나무 단풍이 곱게 물들 때쯤 또 한 번 와볼까.
여러 가지 화분을 빚어놓은 공방 앞에서 잠시 쉬며
소심하게 옆으로 살짝 비켜서서 한 장 찰칵.
별나팔꽃인지 그냥 나팔꽃인지 헷갈려하며 그 옆에서 또 잠시 쉬고,
오던 길 뒤돌아보며 고갯마루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길가의 예쁜 민들레꽃 보며 또 잠깐 쉬며
어렵게 어렵게 돌아온 길.
가을맞이 산책길은 얼마나 쉬엄쉬엄 걸었는지 2시간 40여 분이 걸렸고,
12,500보 정도 나왔다.
어제 둘레길 걷기에서 14,000보 정도 걸을 때는 날아다녔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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