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가다가도 거대한 트로이 목마와 저 커다란 나무 조형물이
보이기 시작하면 '아, 지금 여주를 지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전엔 정말 나무 모양이었는데 그새 바뀌었네.
강원도로 접어드니 울긋불긋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어머, 벌써 단풍이 들었구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위치한 오대산에 갔다.
가는 길에 하는 허튼소리 하나.
"강원도는 지명이 다 이쁜 것 같아. 진부령이나 대관령, 선재령 고개 이름도 이쁘고,
강릉이나 양양, 평창 지명도 이뻐. 양양하면 왠지 햇빛이 마구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일주문
절의 입구임을 알리는 문으로, 절에 들어서기까지 거치게 되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입니다.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는 의미에서 문짝을 달지 않았고 기둥을 양쪽으로 일직선상으로
세워 문을 지탱하는 구조에서 일주문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현판의 `월정대가람(月精大
伽藍)'은 탄허스님의 친필입니다.
그렇지. 우린 침엽수(바늘잎나무) 전나무 숲을 보러 왔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보이는 산중턱 군데군데 노란색 뭉텅이와, 나중에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넘어가는 도중에도
노랗게 단풍 든 나무들을 보았는데 아마도 `일본잎갈나무' 단풍인가 보다 짐작했다.
강원도는 강원도만의 특유의 풍경이 있다며 감탄하며 바라본 노랑(일본잎갈나무)과 초록(상록수)이 어우러진 침엽수 단풍이었다.
사찰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보았지만 월정사는 진입로의 전나무 숲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그 아름다움을 즐기려고 그 숲길을 상상해 보며 먼 길을 달려왔다.
그렇지만 단풍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감격도 커 '이게 웬 횡재람'
하는 생각에 기쁨이 배가되어 마음 저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탄성이 멈추질 않았다.
전나무숲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월정사 전나무숲은 광릉 국립수목원의 전나무숲,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소사의 전나무숲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힙니다.
오대산 전나무숲의 우수한 특징은
첫째,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해발 700m 위치에 있고
둘째, 전나무숲 옆에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오대천이 흐르며
셋째, 원적외선을 함유한 황톳길로 맨발 체험이 가능하며
넷째, 울창한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로 삼림욕 하기 좋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숲입니다.
오대산전나무숲의 전나무는 평균 83년, 최고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170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고 한다.
역사기록으로 보는 오대산의 유래
오대산(五臺山)은 다섯 개의 봉우리(대 臺)가 있어서 오대산이라 불립니다. 오대산에 대한 기록은 ⌈세종실록 지리지⌋ 등의 문헌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종실록 지리지⌋ <강릉대도호부> 편에서는 `명산은 오대( 五臺)이다. 강릉 서쪽에 있다. 봉우리 다섯 개가 고리처럼 벌려 섰는데, 크기가 고른 까닭에 오대산이라 한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다음과 같이 오대산의 위치와 다섯 봉우리의 명칭이 구채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국유사⌋ <오대산의 5만 부처의 진신 臺山 五萬眞身> 편은 크고 깊은 오대산의 모습을 종교적으로 잘 표현한 글입니다. 이 글에서 신라의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이 머물고 있는 오대산에 오게 된 유래, 신라 정신대왕(淨神大王)의 태자 보천과 효명이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에 올라 경배한 5만의 부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오대산 각 봉우리마다 암자가 있어 문수성지로서 오대산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산시성에도 오대산과 같은 이름의 명산이 있는데, 중국 오대산 역시 최고의 불교성지로서 문수신앙이 발전한 곳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오대산은 모양도 비슷하고 종교적으로도 관계가 깊은 명산이자 인류가 보호해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원적외선을 함유했다는 황톳길은 하필이면 비가 와서 질척거려 걷기에 불편했다.
맨발체험을 하기에도 심히 꺼려졌다.
금강교 아래의 금강연에는 멸종위기종인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하단다.
월정사 사대천왕문을 넘어서며 눈앞 가득 펼쳐지는 단풍나무의 아름다움에 할 말을 잃었네.
그저 입 벌리고 단풍 삼매경.
비 오고 기온 내려가 살짝 추웠던 날, 추울 것을 대비해 따습게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운기가 느껴져 사찰을 돌고 나오다가 저 카페에 들어가 차 한 잔 마시게 되었다.
누가 설명해 주기 전에는 절대로 쇠 金 자라고 못 알아볼 `금강루(金剛樓)'를 지나,
금강루를 지나기 전 뒤돌아서 사자상을 한 번 찍어주고,
상원사로 가는 택배물품도 이곳으로 배달되나 보다.
왼편 보장각 종무소(사찰의 업무를 보는 곳) 담벼락 밑에 장소별로 물품이 분류되어 있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저 문으로 들어가면,
대법륜전 오른편으로 가보자.
저기 보이는 저것은 무엇인가?
다시 돌아와 이번엔 왼편으로 꺾어 들면,
벌써 많은 잎이 져버렸지만 키 큰 저 나무는 뽀얗게 피는 꽃송이 또한 제법 큰 `일본목련'인 듯......
적광전은 옆면만 찍게 되었다.
적광전(寂光殿)
적광전(寂光殿)은 본존불(本尊佛)인 석가모니불을 모신 전각이다. 백두대간의 심장부인 만월산을 진산으로 한 월정사의 가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정면 5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근대에 신축된 법당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힌다.
원래 이 자리에는 과거에 나타난 일곱 분의 부처님을 모신 칠불보전(七佛寶殿)이 있었으나 6.25 전쟁 때 아군에 의해 여타 전각과 함께 전소되었다. 1969년 만화스님이 주지로 계실 때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나무를 사용하여 중건하였다.
적광전에 모신 부처님은 경주 석굴암의 불상 형태를 따른 석가모미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전각은 대웅전이라 하고 적광전은 본전불로 법신불인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는 것이 통례이나, 월정사는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전각을 적광전이라고 이름하였다. 이는 오대산이 화엄 · 문수도량이며 한암 ·탄허 대종사께서 주석하시면서 불교 최고의 경전인 화엄사상을 널리 펼쳤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탄허선사께서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함께 모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적광전'이라고 이름하신 것이다.
적광전의 외벽은 단청으로 화려하게 장엄하였고, 뒷면에는 깨달음의 과정을 표현한 심우도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적광전 네 개의 기둥에는 탄허선사께서 친필로 쓰신 자장율사의 불탑게가 주련으로 걸려있다.
적광전 옆 나무에는 색색으로 소원등이 달려 있다.
적광전 앞의 멋진 석등
적광전 앞의 팔각구층석탑은 해체 보수공사 중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국보 제48호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이다.이 석탑은 고려초기 석탑을 대표하는 다각다층석탑으로 석탑 앞에는 공양하는 모습의 석조보살좌상이 마주 보며 앉아 있다. 고려시대가 되면 4각형 평면에서 벗어난 다각형의 다층(多層)석탑이 우리나라 북쪽지방에서 주로 유행하게 되는데, 이 탑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 전기 석탑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탑은 8각 모양의 2단 기단(基壇) 위에 9개의 몸돌과 지붕돌로 구성된, 즉 9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뒤, 머리장식을 얹어 마무리한 모습이다. 아래층 기단에는 안상(眼象)을 새겨 놓았고, 아래 · 위층 기단 윗부분에는 받침돌을 마련하여 윗돌을 괴어주도록 하였다.
탑신부는 일반적인 석탑이 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과 달리 2층 탑신부터 거의 같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1층 탑신의 4면에 작은 규모의 감실(龕室:불상을 모셔두는 방)을 마련해 두었다. 지붕돌은 밑면에 계단 모양의 받침을 두지 않고 간략하게 마무리하였고 가볍게 들려있는 여덟 곳의 귀퉁이마다 풍경을 달아 놓았다.
지붕돌 위로는 머리장식이 완벽하게 남아 있는데, 아랫부분은 돌로, 윗부분은 금동으로 만들어서 화려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당시 불교문화 특유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전체적인 비례와 조각수법이 착실하여 다각다층석탑을 대표할 만하다. 또한 청동으로 만들어진 풍경과 금동으로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통해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수법을 살필 수 있어 더욱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종고루에는 큰 종과 북이 달려 있는데 새벽예불과 저녁예불 때 사용된다고 한다.
들어올 때 그냥 지나쳤던 금강루에 올라본다.
금강루 2층에는 윤장대가 있는데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편 읽는 효과가 있어 전생에 지은 죄를 깎아준다고 한다.
경내로 들어설 때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던 단풍나무를 내려다본다.
한 잔의 쌍화차(진한 대추차 무지 좋아하는데 매진)가 주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낙엽 깔린 테라스에 앉아 먼산을 바라본다.
참 좋은 시간.
천왕문 옆의 붉은 단풍나무는 인기만점이구나!
돌아갈 때는 다른 길로 가보자.
청량한 계곡물소리가 마음도 청량하게 해 주는구나.
데크길 난간에 걸린 시들을 읽어보다가 그만 찡해졌네.
가을 운치 가득한 풍경을 보며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간다.
이제 상원사로 올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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