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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구례 산동면 산수유꽃

by 눈부신햇살* 2022. 3. 15.

광양에서 구례로 넘어가면서 앞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어느 식당에서 재첩 국수를 먹게 되었다.

사실 나는 면보다 밥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남편이 국수를 좋아한다.

집에서 멸치·디포리·다시마·건표고로 육수를 우려 당근·호박·양파를 채 썰어 넣고

잔치국수를 끓여 주면 평소 식사량보다 훨씬 많이 먹을 정도로.

 

나는 밥을 더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찌개류의 메뉴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내가 주로 만만하게 먹는 메뉴는 어쩌다 보니 돈가스이고,

쌈밥이나 코다리조림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생선초밥이다.

그렇다고 음식을 앞에 두고 깨작거리는 일은 절대로 없다.

왜냐하면 식욕이 왕성하니까...ㅎㅎ

 

말로만 듣던 재첩 국수이지만 낯선 음식이 선뜻 당기지 않아

실패하지 않으려고 비빔으로 시켰는데 그러길 천만다행이었다.

비빔 재첩 국수에 국물로 따라 나온 것을 한 숟갈 떠먹어 보는데 내 입맛에는 비렸다.

 

산동면에 도착했을 때의 실망감을 무엇에다 비교해야 할지.

아쉽고 아쉬워서 한숨만 폭폭 나왔다.

물론 매화마을에서 이미 예견했던 일이긴 하지만 막상 눈으로 보니 더 실망감이 컸다.

모두들 우리와 비슷한 마음이어서 실망하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게 또 묘한 동지애를 불러왔다. 우리처럼 꽃구경에 실패하셨군요. 어쩌죠?

 

3월 22일쯤에나 만개할 거라고 한다.

 

해마다 산수유 사 먹는 집에 혹시나 계시면 온 김에 직접 사가려고 전화를 했더니

어디 나가 있다고 하면서 산수유 꽃은 아직 멀었다고 말씀하셨다.

 

정말로 활짝 피려면 한참 먼 노리끼리한 산수유나무들을 배경으로 산수유 열매 조형물이 있고,

 

 

이 돌담길에 산수유가 만개하면 얼마나 운치 있으려나 상상 속으로나 그려야 했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해마다 노란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나는 봄이면 얼마나 행복해질까.

 

이 나무들에 노랗게 노랗게 꽃이 활짝 활짝 피어있다면 얼마나 황홀한 풍경이었으려나......

노오란 꽃그늘 아래 들어앉아 있으면 또 얼마나 좋으려나......

 

 

 

아쉬워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아래쪽으로 내려오다 보니 `산수유 꽃담길'이란 이정표가 보였다.

 

그래도 조금 더 낮은 곳이어서인지 꽃들이 제법 피었다.

 

 

빈 집터에 서 있는 산수유나무들.

 

 

골목골목을 혼자서 헤집고 다닌다.

 

 

 

 

별로 볼 것 없다고 혼자서 차로 돌아갔다.

 

 

 

 

멀리 산수유꽃 조형물이 보이고,

 

 

 

지리산은 웅장하구나!

덩치가 참 크구나!

 

 

 

 

 

 

내가 생활하는 곳보다 5도나 기온이 높아서(그때 따라 기온이 살짝 높던 날이기도 했다)

다소 더운 날씨에 덥다를 연발하며 겉옷 벗어 들고

타박타박 때로는 헤적헤적 작은 동네를 한 바퀴 빙 돌았다.

꽃이 피어나는 나른한 봄기운을 멀리 구례에서 먼저 느껴 보며 

저렇게 꽃이 피어나는 참말 예쁜 봄이 곧 우리 마을에도 당도하려니 하는 기대감에 설레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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