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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이틀 동안

by 눈부신햇살* 2022. 2. 21.

 

아산에서 일산 집으로 갈 때면 언제나 이 길을 지나간다.

왼편에 우음도가 있고 오른편인 이곳은 화성 고정리 공룡알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414호)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시화방조제 건설로 갯벌이 육지로 변하면서 발견됐는데,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한다고 한다.

화성시 자료에 따르면 공룡 알둥지 화석 30여 개와 알 화석 200여 개가 발견됐단다.

​지나갈 때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나와는 달리 옆에서는 별 흥미 없어해서

언제 혼자서 와보든가 해야겠다고 늘 마음만 먹는다.

 

이 날 바람 많이 불고 꽤 추웠는데도 저 너른 벌판을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2주 전에 귀국한 아들 부부를 보러 가는 길.

한 주는 아들 부부가 자가격리여서 보지 못하고, 한 주는 우리의 일정 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격리 해제 하루 전에 도착하였다는 구호물품

내가 미리 좀 준비해 둔 비상식량과 그동안 먹고  싶었던 치킨 등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함.

 

 

드디어 반갑고도 반가운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신기하고도 반가운 며느리의 얼굴도 보고

열쇠고리, 손거울, 시장바구니 등 여러 가지 선물도 받는다.

 

며느리의 나라가 초콜릿으로 유명한 곳이라 아들의 여친일 때부터 벨기에에 다녀올 때면

초콜릿을 선물해줘 세 번째쯤 받는 초콜릿인 것 같다.

이번엔 `노이하우스'라는 세계 3대 초콜릿이라는 제품을 선물 받았다.

꼬냑이 들어간 초콜릿도 있고, 그렇게 달지 않고 깊은 맛이 나는 게 참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도 사 왔네.

벨지움 두 개 빼고 나머지는 그 나라의 스타벅스 머그잔과 함께 사 오곤 하던

작은아들로부터 받은 여행 선물.

 

 

이번엔 며느리(아직도 내겐 신기하기만 한 호칭)가 키우던 두 마리의 고양이도 함께 들어왔다.

벨기에에서 비행기 타고 물 건너온 고양이. 야도 여권이 있다.

나는 고양이가 저렇게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털이 긴 이 녀석은 무척 활동적인데 저 기다란 털을 무지하게 날린다.

온갖 곳에 털이 난무하다. 검은색 옷을 입고 있으면 언제 붙은지도 모르게 털들이 붙어 있다.

 

때때로 머리를 쓰다듬으라고 들이밀곤 한다.

관심이 없으면 야옹 신호를 보내면서 쓰다듬으라고 한다.

전혀 닮은 구석이 없어 보이는데 저 둘은 한 뱃속에서 나온 자매다.

도도한 줄만 알았던 고양이의 그런 점을 보고 있노라니 시간 가는 줄 몰라서

고양이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아들 부부는 할아버지 산소에 들러서 귀국 인사를 드렸다.

먼 나라에 나가 있었고, 코로나도 있어서 장례식에 오지 못했었다.

이 주 전쯤의 첫제사 때도 자가격리에 들어가 있어서 오지 못했다.

며느리는 우리나라의 공원묘지가 신기해서 여기서 찰칵, 저기서 찰칵.

 

이어 시골 시댁에 들러 할머니께 귀국 인사를 드렸다.

어머나, 외국인 손주며느리가 신기하고 마냥 사랑스러우신지

울 어머니 만면에 웃음을 띄고 꽃처럼 피어나는 얼굴로

이것저것 갖다 주라고, 많이 많이 갖다 주라고 성화셨다.

귀여운 미소가 장점인 며느리는 자꾸만 많이 먹으라는 재촉 인사에

자꾸자꾸 입 속으로 과일을 집어넣어야만 하였고,

아들은 할머니가 뜻밖에 용돈 봉투를 주시는 바람에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이틀 동안 일산에서 아산으로, 아산에서 논산으로 이동하기 바빴고,

이동하는 중간에 우리 집에도 잠시 들러 신정호 주변 드라이브도 했다.

(우리는 누군가 우리 집에 들르면 무조건 신정호를 구경시켜주네.^^)

 

일산 집에서는 작은아들이 형 부부를 환영하는 와인을 두 병 사와 축하 자리를 가졌고,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로 마무리한 분주한 이틀을 보내고 나니

저녁형인 나는 좀처럼 일찍 잠에 들지 않는데

어제저녁엔 감기는 눈꺼풀을 어쩌지 못해 11시에 꿈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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