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내려다보다 풍경에 푹 빠질 때가 있다.
왜 사람들이 굳이 전망대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는지 이해가 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멀리 넓게 펼쳐지는 요맘때의 시골 풍경이 주는 정겨움과 평화로움이 좋다.
아니,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사시사철 늘 좋다.
가끔 어린 날 맡았던 거름냄새 비슷한 게 나는 것 같은 환각 증세를 느낄 때면 풋 웃음이 난다.
어디 어느 구석에 그런 생각들이 묻혀 있다가 불현듯 수면 위로 떠오르듯이 올라오는 것일까.
요전에 시골 시댁에 갔을 때 남편과 어머니 둘이서 정담을 나누길래
슬그머니 일어나 밖으로 나와 나는 동네 산책길에 나섰다.
지금은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물도 잘 보이지 않는 뒷내에도 가보고 이웃 동네 골목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동네 개들은 모르는 사람이 왔다고 예서 왈왈, 제서 멍멍, 귀가 먹먹하도록 짖어댔다.
시골집들은 거의 집집마다 개 한 마리쯤은 다 키우나 보다 생각이 들 정도로 개도 많았다.
느지막한 오후에 꽃을 피워서 요부에 비교했다는 분꽃은 내 어린 날의 귀걸이.
꽃대롱 뒤의 나중에 까맣게 씨로 여물 둥근 부분을 살짝 떼어내어 귀에 꽂고 대롱대롱 흔들릴 때
나도 모르게 스르르 번져 나오던 웃음의 추억이 어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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