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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

풀꽃 따라 걸으며

by 눈부신햇살* 2021. 3. 18.

 

 

햇볕을 좋아하나 보다.

양지바른 곳에 무더기로 군락을 이루다시피 돋아난 큰개불알풀들.

여린 풀꽃치곤 조금 큰 오묘한 푸른색의 꽃을 달고 있어 만날 때마다

예쁘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꽃.

온 들녘에 큰개불알풀 꽃 천지다.

 

민망한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희한하게도 개의 그것을 닮아서 붙었다고 한다.

개명한 이름은 `봄까치꽃'.

 

군락을 만나면 예뻐서 한참씩 들여다보는데 벌들이 좋아하는 꽃이란 걸 알 수 있다.

달콤한 꿀이 많은 풀꽃인가?

 

 

 

 

광대나물은 잎의 모양이 광대의 옷 중에서 목도리 부분과 비슷하여

광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고, 꽃이 연분홍색으로 긴 원형의 투구 모양이다.

 

역시나 햇빛 잘 받는 밭둑이나 논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별꽃

별꽃은 꽃잎이 깊게 갈라져있어 꽃잎 5장이 10장처럼 보이고,

노란색 수술 1~7개와 암술대 3개가 갈라져 있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쇠별꽃인지 별꽃인지 확인해 보려고 사진을 확대해보니 암술대가 3개로 갈라져 있다.

꽃받침이 별 모양이라는데 특징을 못 잡았다.

 

하트 다섯 장이 모여서 꽃을 이룬 것 같다.

꽃이 참 작아서 쪼그리고 앉아서 보지 않으면 이 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없다.

 

어릴 적에 청보리 싹 나올 때쯤 보리밭에 잘 돋아나는 이 나물을 뜯어다가 

보리싹과 같이 된장국을 끓이거나 데쳐서 된장에 무친 것을 자주 먹었다.

그때 이 나물의 이름은 `곰바브레나물'이었다.

추억 속의 이 나물 이름이 `별꽃'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많이 반가웠다.

 

 

 

황새냉이 꽃

 

키 작은 황새냉이 보다 키가 큰 말냉이 꽃도 피었다.

보랏빛 제비꽃들과 어우러져 있어 퍽 예뻤는데 겨우 이렇게 찍어 오다니...

 

봄이 되고 새싹들이 올라오자 동네 산책길에서 멀리 들판에 쪼그리고 앉아

나물 캐는 아주머니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었다.

예전에 친정엄마와 함께 쑥은 몇 번 캐보았는데 나물은 민들레나물만 캐보아서

어떤 잎을 캐야 하는지 자신이 없다. 우습게도 나는 꽃이 핀 야생화는 알아보아도

꽃이 피기 전 잎만 있는 야생초는 잘 알아보지 못한다.

 

 

 

 

누구나 다 아는 예쁜 보랏빛의 제비꽃.

 

 

노란 병아리 떼 같은 꽃다지 군락.

코딱지풀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키 작은 노란 꽃들이 양지바른 곳에 밀집해 피어 있다.

꽃말이 `무관심'이란다. 너무 흔해서 피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한다는 뜻일까?

저렇게 군락을 이루지 않으면 피어 있어도 핀 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 이어서일까?

냉이꽃과 똑같은데 색깔만 다르다. 냉이도 꽃다지도 모두 십자화과이니 당연한가.

 

 

 

 

소가 뜯어먹는 풀이라고 쇠뜨기라 불렀단다.

뱀 머리 닮아서 조금은 징그럽게도 느껴지는 풀.

 

누런 검불들 사이에서 베이지색으로 눈에 잘 띄지 않게 돋아났다가

소나무 잎 같은 초록잎이 나올 쯤에야 알아보곤 했는데 올해는 발견했다.

 

저 쇠뜨기 생식경을 꺾어다 나물로도 먹는다고 한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봄에 잡초 속에서 체취해 먹는 걸 보면서

생김새가 징그러워서 어찌 먹나 싶었다. 그 징그러워 보인다는 번데기도 잘 먹으면서.....

 

빙하시대를 견디어 낸 강하고 장한 생명의 풀이라고 한다.

 

 

 

 

 

하얗게 된 꽃씨를 보면 누구라도 한 번쯤 후, 하고 불어 보았을

민들레도 여기저기 하나 둘 피어나고 있다.

노란 민들레는 단연 큰 꽃송이 때문에 어디에 피어 있든지 한 번에 눈길을 확 끌어당긴다.

 

꽃이 피기 전 어린 민들레 잎을 데쳐서 된장에 무쳐 놓으면 쌉싸름한 게 제법 맛있다.

요즘은 재배도 하는지 채소코너에 나오기도 하는데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키가 훌쩍 크고 쌉싸름한 맛은 덜하다.

탁 트인 들판에서 햇빛 듬뿍 받고 바람 맞고 자란 나물들이 맛이 더 강하고 맛있다고 느껴진다.

 

웬만한 풀들은 다 먹을 수 있나 보다.

맹독이 있는 식물이 아니고서야 웬만한 것들은 데쳐서 물에 우려내고 먹기도 했다니까.

밭에 들면 온 밭을 장악해서 망할 풀이라는 이름의 개망초 어린잎도 나물로 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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