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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한겨울 산책

by 눈부신햇살* 2020. 12. 31.

어제, 아산에는 눈보라가 쳤다.
롱다운 코트를 입고, 남편이 운동할 때 쓰라고 사다 준 방울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어쩌다 보니 예상에 없던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는 남편에게 다운 바지를
남편은 내게 트레킹화를 사준 것을 신고 산책을 나갔다.

들판 저 너머에서 눈보라가 휘몰아쳐 올 때면
바람을 피하려고 다운 코트에 달린 모자까지 뒤집어 썼다.
콧물이 한 번씩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쨍하게 추웠다.
사진을 한번 찍고 나면 손이 갈라지는 듯한 시린 칼바람이 불다가도
잠깐씩 햇빛이 나고 바람이 자면 그런대로 산책할 만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보라가 걷히고 말개지는 하늘을 보노라면 기분이 좋았다.
오가는 길목의 매여 있는 개가 이제는 나를 알아보는 것도 좋았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헤매고 다니다 보니 어느덧 만보 가까이 체크되고
그렇게 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어제는 아산,
오늘은 일산.

오전에 눈 예보가 있어서 부랴부랴 서둘러 출발했다.
코로나가 더 심해져 5주 동안이나 재택근무를 한 아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리고 오려고 서울로 갔다.
언제 가도 서울은 늘 붐비고 신호 대기 몇 번 만에야 갈길을 갈 수 있을 때
답답함이 올라오곤 한다.

 

 

서울의 하늘이 얼룩져 보이는 것은 남편 차의 지저분한 앞 유리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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