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감천마을 말고도 산기슭에 자리한 집들이 많다는 것을 이제야 보았다.
감천마을 고갯길을 넘어갈 때 `만약에 내가 운전한다면' 하고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
부산에서 운전하려면 배짱이 두둑해야 될 것 같다.
경사진 곳에서 신호 대기 중일 때도 긴장하고,
그런 곳에 주차할라치면 쩔쩔매는 나이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경사도만 심한 게 아니라 지형 특성상 구불구불한 길이 많다.
서울의 창신동이나 삼양동, 옥수동, 봉천동도 가파르지만
감천마을 고갯길이 그중 갑인 것 같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좁은 골목에 가파르기까지 해서 겨울이면 참 힘들겠다 생각했지만
부산엔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이다.
가파른 곳 좁은 집에서의 답답하고 고단한 일상을 바다로 향한 뻥 뚫린 뷰가
어루만지고 달래 주었으리라 헤아려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보는 감천마을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문화마을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색깔을 맞춘 것인지
파란 하늘 아래 알록달록한 감천마을은 아름다웠다.
< 덧붙임 >
부산에서는 도로 중앙분리대 화단이나 차도와 인도 경계 화단에
하얀 꽃이 핀 관목들이 심어져 있었다.
나 사는 곳이나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아니 보았다 해도 무심했을
그 키 작은 나무의 꽃들이 흔하게 보이니 무척 궁금했다.
그 꽃나무의 이름은 바로 `꽃댕강나무'.
부산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며 혹은 신호대기하면서 바라보았던 그 꽃은 향기도 그윽하다고 한다.
그러면 안되겠지만 가지를 꺾으면 `댕강'하는 소리가 나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꽃댕강나무는 댕강나무를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이고
추위에 약하며 남부지방에서 정원이나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그래서 부산에서 그렇게 화단에 많이 심어져 있었던가 보다.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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