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엔 붉은 배롱나무 꽃이 한창이었다.
꽃이 백일씩이나 간다하여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르니 마당이 있으면 꼭 심어보고 싶은 나무다.
하회마을에서부터 봤던 한쌍의 연인을 이곳에서 마주쳤다.
여자에게 온갖 포즈를 다 취해보라고 하며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길래 우리도 한장 부탁했다.
결과는 대실망이었다.
사정없이 흔들려버린 우리 부부.
나중에 돌아갈 때 보니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중인 커플이었다.
남자가 앞서 가고 여자가 뒤따라가던데 어느쯤에서 남자는 눈에 보이지 않게 앞서 가버렸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나 같으면 당장 헤어져 버린다. 보아하니 여자의 오토바이 타는 솜씨는 능숙하지도 않던데 말이다.
병산서원 복례문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푸른 절벽과 낙동강이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준다.
만대루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얼마 후에 EBS에서 병산서원이 나왔다고 한다.
소수서원에도 들렀는데 어찌된 일인지 사진이 다 이렇게 사정없이 흔들렸다.
소수서원은 꽤 널찍했다.
병산서원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던 내게 소수서원은 감흥이 덜했다.
너무 더워서 더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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