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영철
남편의 근무지가 지방으로 바뀌었다.
결혼생활 이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져 살게 되었다.
처음엔 주 5일 근무제라 금요일 저녁이면 돌아와서
월요일 아침 일찍 갈 건데, 그러면 떨어져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되지 않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남편은 아니었던가보다.
요며칠 계속 얼굴이 어두웠다.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려니 걱정이 돼서 그런가 보다 했다.
어제 아침 짐보따리 싣고 떠나는 남편을 배웅하고
뒤돌아서서 몇 발자국 걷는데 갑자기 울음이 확 솟구친다.
기어이 눈물 몇 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그러고도 하루 종일 불쑥불쑥 눈물이 올라와서
눈가가 빨개져 참느라고 혼났다.
며칠만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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