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몰2

달빛은 내 마음을 적시고 어제는 달무리 진 보름달이 둥실 떴다. 신정호로 가는 차창 밖으로 보름달을 발견한 순간, 딱 보름날 저녁인지 얼른 휴대폰으로 날짜를 확인해 보았다. 한 달에 한 번씩 보는 달인데도 달은 볼 때마다 참 반갑다. 걷는 내내 달을 찾아 좇게 된다. 그런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달은 둥그렇게 높이 떠서 내게 부응하듯이 노란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휘영청 뜬 달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 말랑말랑 명랑한 순간이 된다. 어라! 달이 물속에 풍덩 빠져 있다고 아이처럼 탄성을 지르며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 뛰어와서 사진에 담았다. 달이 두 개라고, 한껏 들뜬 목소리로 얘기한다. 어디 두 개뿐이겠는가. 내 마음에도 둥근달이 떴는데...... 당신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냐고 물었죠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 2023. 3. 7.
참 빨랐지 그 양반 고향 친구들과 하는 단톡방에 어느 날 시 한 편이 올라왔다. 시나 한 편 읽어보드라고, 이었나, 이런 시도 있드라고, 하는 멘트였나...... 덧붙여서 올라온 시 한 편. 맨 처음엔 어머, 시가 야하네, 하는 생각이었고, 읽고 나니 찡한 내용이었고,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었다. 참 빨랐지 그 양반 이 정 록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면내에서 오토바이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선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여 박복한 팔자 탓이지 읍내 양지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 2022.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