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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홍성 죽도- 댓잎 소리 들으며 대숲 사이로 걸어보자

by 눈부신햇살* 2025. 3. 18.

 죽도 하면 울릉도의 죽도를 떠올렸는데
이곳에서 가까운 홍성군에 죽도가 있단다.
그 죽도의 대숲길이 호젓하니 꽤 분위기 있는 트레킹 코스라고 했다.

 

남당항에서 바라보는 죽도

 

 '호젓하다'란 단어에 끌려서 갔던 남당항엔 기대와 달리 사람들로 북적북적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날이 풀리자 모두 일제히 봄나들이를 나온 것일까.
배표를 끊는 줄엔 150여 명 가량 서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 뒤로도 또 금방 그보다 더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이었다.
표 끊는 속도까지 느려 1시 배를 타고 갈 요량이었으나 허사가 되고
1시 10분 즈음에 2시 출항표를 끊게 되었다.

남당항에서 출발하여 10분이면 죽도항에 도착한다.

죽도항, 오른편으로 보이는 곳은 옹팡섬

 

코발트 빛으로 물든 보석 같은 작은 섬이라고 안내문에 적혀 있듯이

물이 무척 맑아 섬을 돌면서 물빛이 예뻐 자꾸 물속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죽도는 홍성군 서부면 서쪽에 있는 홍성군 유일 유인도로 섬 주위에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죽도라 불린다. 죽도는 천수만 내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아름다운 섬으로 낭만과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이다.

 

올망졸망한 12개의 섬이 서로 달라붙어 있으며, 약 25 가구 60여 명이 사는 유인도로 물이 빠지면 걸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우럭, 대하, 바지락 등 싱싱한 해산물을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고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동바지로 올라간다

 

 

 

 섬은 이름처럼 온통 대나무가 무성하였는데 대나무 종류는 예전엔 화살의 재료가 되었다는 신우대였다.
대숲 사잇길은 아직은 차갑게 느껴지는 바닷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함이 물씬 느껴져 좋다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오곤 하였다.
오늘의 여행 선택지 죽도 굿👍!

 

 

오른편으로 보이는 담깨미 전망대

 

홍성을 대표하는 것들

 

각 전망대마다 홍성이 낳은 위인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듯이 미소 띤 얼굴의 조형물이 서 있었다.
동바지 전망대엔 최영 장군, 담깨미 전망대엔 김좌진 장군, 옹팡섬 전망대엔 한용운 시인이

각자 칼과 종이를 들고서 우리를 반겼다.
 

동바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좌 담깨미, 우 옹팡섬

 

저 멀리 남당항

 

 

동바지에서 담깨미로 넘어가며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

 

 

담깨미엔 소나무가 둘러싼 아늑하고 조망 좋은 야영장이 있었다.
꼭 한 번 야영하러 와보고 싶다던, 바다 보며 세월아 네월아 유유자적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는 담깨미야영장.
 

담깨미 해안 풍경은 희한하게도 고향의 톱머리해수욕장과 무척 닮았다.
 

동백은 왜 늘 깔끔한 모습이 아니고 어디 한 귀퉁이가 검게 변한 조금 추레한 꽃잎을 하고 있을까?

예쁘다며 가까이 다가서다가 조금 실망하게 되는 동백꽃이다.

벌써 재작년의 일이 된 군산 대장도에서 맡았던 동백꽃 향기를 기억하며

코를 꽃 속에 박아보았지만 전혀 향이 나지 않았다. 왜지?

 

 

 

`저녁에'라는 시를 보자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이제 저기 보이는 옹팡섬으로 넘어가보자.

 

 

갈매기들이 마치 히치콕의 영화 '새'에서처럼 우리를 공격하는 것처럼 정면으로 낮게 날아와 놀랐는데
저희들끼리도 부딪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비켜 나는 모습 또한 놀라웠다.
그렇게 빨리 날면서 급회전으로 충돌을 피하다니 새들의 묘기대행진을 바로 코 앞에서 직관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왠지 무섭기도 하여 남편 팔을 꼬옥  붙잡게 되었다.

 

반짝이는 물비늘

 

옹팡섬

 

옹팡섬으로 가며 바라보는 담깨미

 

 

 

 

 

 

 

 

 

옹팡섬 조망대

 

 

옹팡섬에서 내려다 보는 죽도항과 오른쪽 동바지

 

저기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작은 섬이 간월도란다.

 

 

 

 

죽도항 쪽으로 걸어가며

 

뒤돌아본 옹팡섬과 점점이 작은 섬들과 가두리 양식장

 

방파제 걷는 것은 생략

 

 

죽도항과 동바지

 

워낙 많은 사람이 죽도로 들어와서일까. 5시 배를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수시로 뭍으로 사람을 태워나가고 있어 4시 배를 타고 남당항으로 나왔다.

160명 승선 정원인데 우리 뒤 네 명까지 간신히 한 배에 타고 그다음은 또 다른 배를 기다려야 했다.

 

 

 

멀어지는 죽도를 보며 언젠가 또 날 좋은 날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단다.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쫓아 남당항까지 따라오며 멋진 비행 솜씨에 탄성을 지르게 만들었다.

쟤들은 이 길을 새우깡 따라 하루에 몇 번쯤이나 왔다 갔다 하는 걸까?

 

 

 

 

 

 

 

남당항에서 저녁으로 굴과 가리비찜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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