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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달콤쌉싸름한 귀가

by 눈부신햇살* 2024. 7. 13.

서울 친정집으로 향하는 길은 판교를 지나 구리를 지나가곤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난번부터 카카오내비가 서초동을 지나 반포대교를 건너가라고 한다.
터널을 빠져나와 반포대교 건너기 전 넓은 대로 왕복 10차선은 되는 듯한 길을 만나면
그 많은 차량에 놀라며 이곳 아산이 얼마나 운전하기 편한 동네인가를 실감하곤 한다.
조금 가다가 신호에 걸리기를 수시로 반복하고, 넓은 길 중에 2차선만 이용하여야 고가도로로 진입할 수 있고,
수시로 옆 차량에서 정신없이 끼어들어 정신 바짝 차려야 하고, 혹시라도 생각 없이 5차선에서 가고 있다면
그 많은 차량을 제치고 고가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짧은 순간에 2차선까지 끼어들어야 하며,
2차선으로 가고 있는데 4차선 길로 접어들어 우회전하라고 한다.
결론은 내가 능숙한 운전자가 아니라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친정집까지 가곤 한다.
 

사진 출처 : 다음백과

 
그 와중에도 반포대교를 건너며 눈앞에 펼쳐지는 강 건너 풍경에 탄성을 지르곤 한다.
와! 참 멋있다!
(내 눈엔 이보다 훨씬 컬러풀했다.)
 
운전 중 지루하고 짜증 나는 순간이면 늘 흥얼거리는 노래 한 곡.
 
산새들이 노래한다 수풀 속에서 랄랄라
아가씨들아 숲으로 가자
우리들은 아름드리 나무를 찍고 랄랄라
아가씨들은 풀을 베어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 랄랄랄 랄랄랄랄라
 
한낮이 되면 모두 둘러앉아서 랄랄라
아가씨들아 점심을 먹자
하루 일이 끝나면은 손에 손 잡고
노래에 맞춰 함께 춤추자
<후렴>
 
 

이번에도 우리는 어김없이 종로3가에서 만나 한 친구가 검색해 온 익선동의 맛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익선동의 담솥에서 전복솥밥, 소고기솥밥, 가지솥밥을 시켰다.
가지솥밥이 시그니처 메뉴라더니 과연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역시 그 친구가 검색해 온 감꽃당에 가서 카페라테와 아아를 마셨다.

 

 

익선동 좁은 골목길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고, 외국인들도 많았다.

 

솜씨 좋은 친구가 떠온 짱짱하고 예쁘기 그지없는 수세미 중에 나는 보라색 바탕에 하얀 꽃잎에
노란 수술이 들어간 것을 골랐고, 조끼와 치마 수세미는 친구에게 양보했다.
 

오래전에 와서 먹었던 태국음식점의 정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연가미연가하였다.

 

중간에 쇼핑을 하였고, 나는 분홍색 티셔츠를 하나 샀고, 이 친구에게 카키색 티셔츠를 하나 선물했으며
다른 친구가 모자를 선물하였는데 완치 판정받은 축하 선물이었다.
 
우리가 이곳에서 먹태에 생맥주를 마시고 있을 때
다른 한 친구가 뒤늦게 합류하였으며 저녁은 아귀찜을 먹기로 하였다.
 

종로3가는 송해 선생님의 구역이었나 보다.
동상도 있고, 거리도 있고.
 

 

 

맛집 인증 싸인들

 
 

엄마와 한 번 앞산에 올랐고, 나 혼자 한 번 올랐고.
벌써 배롱나무 꽃이 피어 반갑게 보았다.

 

매장을 검색해서 엄마 옷 사드리러 가는 길에 보았던 한때 옹기의 고장이었음을 알려주는 항아리들.
받쳐 입기 무난한 검은색 팔부 여름 바지에 분홍색 스트라이프 셔츠를 사드렸다.

 

 

조롱조롱 때죽나무 열매들

 
 

시어머님이 요즘 날치알김밥을 무척 좋아하신다고 했더니 그 맛을 궁금해하셔서
역시나 매장을 검색해서 사다 드렸더니 맛있게 드셔 뿌듯했다.
 

 

산에 가는 길에 보았던 깨순이 참나리.

 

 

이파리 무지하게 큰 일본목련.

 

과연 자랑할만한 봉화산.
 

오른편 배봉산, 너머 멀리 관악산

 

용마산

 

 

오늘도 청설모는 겁 없이 가까이 다가와 먹이를 기대하고,
 
 

치매 예방으로 셋째 동생이 사드린 색칠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셨던지 
엄마는 팔이 아프다고 하신다.
엄마 낮잠 주무실 때 그림엔 영 젬병이지만 한번 칠해 보았다.

 

이렇게 흰구름 둥실 뜬 전형적인 파란 여름 하늘이 펼쳐지던 날 
동생들과 엄마와 넷이서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갔었다.
자매 많은 게 고맙게 여겨지는 날이다.
 

근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더니 남편이 안고서 한 바퀴 빙 돌려주더니 외식을 하잔다.
양이 너무 많아서 저 쇠판에 남겨진 음식들은 포장해와야 했다.
 

식후엔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았고, 예쁜 촛불맨드라미 화단을 보며 이모의 그림을 떠올렸다.

 

며칠 함께 생활하다 내가 떠나오면 말할 수 없이 허전하다는 엄마,
며칠 없다 돌아온 마누라가 마냥 반가운 남편.
달콤쌉싸름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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