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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자박 느긋하게

꽃들의 잔치

by 눈부신햇살* 2020. 7. 6.

 
 
 

올봄 산책길에 생전 처음 보았던 아로니아 꽃.
 
 

장사익 씨는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프다고 했지.
향기는 찔레꽃이 더 좋은데 아름답기론 장미를 따를 수 없어서
슬픈 현상을 비유한 것이라고 하지.
찔레꽃 향기는 언제나 코를 벌름거리게 하며,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꽃.
 
 

병꽃나무는 왜 병꽃나무일까?
찾아보니 열매가 병 모양이라고 한다.
 
 

울동네 뒷산 초입에는 세로티나벚나무가 있지.
나무도감에서 보던 꽃을 실물로 보는 감격을 뭐라 말해야 할지...   음, 벅찼어.
 
 

말발도리인지 빈도리인지 헷갈리는 꽃도 봄에 만개하더군.
꽃 이름뿐인가. 헷갈리는 일은 도처에 널리고 널렸어.
헷갈리는 것들은 때론 아둔한 나를 힘들게도 하더군.
 
 

이팝나무는 정말 흰쌀밥처럼 푸지게도 피더군.
곳곳에 널리고도 널려 온통 이팝나무 천지더군.
봄은 꽃들을 보는 재미가 넘쳐나더군.
나이 들수록 꽃보는 재미로 봄이 좋아지더군.
예전엔 가을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모를 일이야. 변덕스럽게 가을이 되면 단풍 예찬을 늘어놓을 수도 있어.
 
 

내가 노랑선씀바귀라고 말하면 열에 여덟은 내 말을 믿지 못해.
나는 생각했어. 내가 그리 믿음직한 구석이 없는 사람인가.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고 설명을 곁들여도 사람들은 내 말을 쉽게 믿지 못해.
내가 모란을 모란이라고 해도 믿지 못하고,
불두화를 불두화라고 해도 수국이라고 우겼어.
나는 주장했지. 수국은 이파리가 깻잎을 닮았고, 불두화는 잎이 갈라졌다고.
그런데 나는 왜 그리 나에게 아무런 보탬도 없는 것들을 극구 주장하는지...
내 말을 단번에 믿어주는 이에게 나는 호감을 가졌어.
 
 

봄에 산딸나무 꽃이 만발할 때 나는 황홀했어.
봄은 참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꽃들이 차례차례 세상을 밝힌다고...
 
 

수련도 이쁘게 계절을 치장하더군.
 
 

꽃양귀비는 한순간에 사람을 혹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군.
 

수련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연꽃이 더 좋아.
이상하게 연꽃에게 마음이 더 끌려.
이제 연꽃 피는 시기에 연꽃구경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꽃을 보며 내 마음을 편안하게 어루만져 주고 싶어.
너는 잘하고 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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