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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2

한여름날 찬란했던 순간들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복 효 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초기 블로그 때 친구 블로거 님께서 내게 보내주었던 이 시가 비 온 뒤 토란잎이 아니고 연잎 위에 궁그는 물방울을 보노라면 문득 떠오르곤 한다. 물론 나는 저 `토란잎' 자리에 `연잎'을 갖다 넣어서 생각해본다. 연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는 물방울과 궁글궁글 궁글며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을. 연꽃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자리엔 어느덧 연밥으로 남아.. 2022. 8. 12.
아름다운 것들 진분홍 짧게 자른 털실 같은 꽃잎에 진노랑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수술. 동글동글 복슬복슬 언제 보아도 귀여운 꽃. 잉글리쉬데이지가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었다. 언뜻 보면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숨바꼭질하듯이 피어 올해도 어김없이 내게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던 모과꽃. 그렇듯 꽃은 두드러지지 않게 피우고, 열매는 천하에 못 생기게 달면서 이토록 두드러지지는 수피를 갖고 있는 이유는 뭐냐고 묻고 싶어지는 군복 무늬의 모과나무 수피. 그새 진해진 노랑꽃창포의 색깔. 초나흘 달 작년에도 올해에도 느티나무 뒤에 서 있어서 땅에 떨어진 오동나무 꽃을 보고서야 오동나무가 있나 하고 위를 올려다보게 된다. 나는 보랏빛을 좋아하는가? 보랏빛 옷을 은근히 즐겨 입는 것 같다. 오동나무 꽃이 반갑다. 지칭개도 피고, .. 2022.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