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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열함

짧은 달콤함 긴 여운

by 눈부신햇살* 2024. 11. 11.

큰아들부부가 친구 결혼식에 참석 차 홍콩에 다녀왔다며

줄 서서 유명한 쿠키를 사 왔단다.

나도 어디선가 얼핏 이 쿠키를 본 적이 있어서 조금 아는 척도 해보고.

 

한창 무더운 여름날에 다녀왔는데 이제야 받게 된 쿠키.

모두들 참 바쁘게 생활하고 있고, 바쁜 것이 고맙기도 하다.

 

 

 

작은아들은 이번에도 수제 맥주를 만들어 각기 다른 맛으로 3병 가져왔고

은근한 애주가인 나는 아들의 마음을 기쁘고 맛있게 마셨다.

내가 피낭시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큰아들네는

올 때마다 밤리단길의 피낭시에를 사 오는 것을 잊지 않아 함박웃음을 짓게 하네.

그 외 생일 선물로 받은 가장 좋고 가장 유용한 현금 봉투.

 

그동안 프랑스자수 수업받은 결과물 중 반짇고리와 작은 주머니 가방과 파우치 중에

가장 예쁘고 쓸만한 파우치를 며느리에게 선물했다.

수업받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선물해 줄 것을 생각했고

그 첫 번째 사람으로 며느리를 떠올렸다.

다행히 며느리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 좋아하는 취향이라 많이 좋아해 줬다.

 

앞으로 솜씨가 더 늘어 더 예쁘고 단단하고 멋진 작품이 나오겠지만

첫 작품이어서 비록 서툴고 엉성하지만 처음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에 의미를 가득 담았다.

 

4시쯤 와서 함께 저녁 먹고,

운전해야 되는 큰아들을 제외하고 맥주 한 잔씩 마시며 정담을 나누다가

하룻밤 묵고 갈 줄 알고서 장만했던 반찬들 몇 가지를 싸주며 배웅하고 나니

그때부터 왠지 모를 허전함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이었다.

어제 일요일 하루는 그 허전함에 완전 지배당하는 날이 되었다.

나야말로 자식들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한 걸까.

 

나중에 큰아들부부 말대로 정말로 다시 벨기에로 가서 살게 된다면

일 년에 한 번이나 볼까말까 할 텐데 그때는 또 몰려오는 허전함을 어떻게 채운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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