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미르309출렁다리를 건너고 나서 생각난 김에 그동안 내가 건넜던 출렁다리 사진을 모아 보았다.
어쩌면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출렁다리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함께 갔던 엄마가 오들오들 떨며 건너는 속도가 느리자
뒤에 오시던 분 중의 하나가 그렇게 건너다간 오늘 중에 못 건너겠다고 농담을 했었다.
강렬한 추억으로 남아 이따금 지금도 한 번씩 얘기하게 되는 일이다.
그때는 남편의 허리가 아팠던 때라 주차장에 남아서 나를 기다리고
옆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씩씩하게가 아닌, 겁 잔뜩 집어 먹고 쫄며 건넜던 다리.
호기심이 무서움을 이겨 용감하게 시작하였었지만,
흔들리는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 중간에 건너기를 포기하고 뒤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돌아가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여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결국 건너야만 했던 다리.
혼자라서 누구에게 엄살을 피우지도 못했던 다리...... 엄청 흔들리던 다리.
어찌어찌 다 건너고 나니 떨었던 만큼의 성취감이 올라오던 다리.
지나가던 남자분들 몇이 자기네들끼리 장난치느라고 다리를 흔들어
더 출렁거리게 만들어 나를 비명 지르게 했던 다리.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던 나???!!!
정작 구름다리보다 저기 보이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에서 더 많이 무서움에 떨었다.
어떤 여인이 다 올라오고 나서 메슥거린다고 근처에 드러누웠는데
그게 묘한 위안이 되었다. 나만 무서운 것은 아니구나, 하는 동지애 비슷한 감정.
사진은 건너기 전 일단 한 장 찍고.....
아침고요수목원의 출렁다리를 건너기는 하였지만
정작 출렁다리 자체를 찍은 사진은 없어서 검색해서 한 장 가져왔다.
두 번 다 초여름에 갔었는데 초봄에 가면 이렇게 예쁜 풍경이 펼쳐지나 보다.
어쩌다 보니 이 출렁다리도 엄마와 남편과 셋이서 건너게 되었네.
파주 마장호수 출렁다리보다는 짧아서 그럭저럭 수월하게 건넜던 다리.
초여름 어느 날 우리가 갔었던 아침고요수목원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초록 풍경(202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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