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1 나의 살던 고향은 남편이 내 고향으로 출장을 간다면서 따라가려느냐고 물어서 냉큼 따라나섰다. 남편이 볼 일을 보는 동안 나는 먼산 바라보기나 하였다. 또 다른 볼일을 보는 동안 군내를 내려다보았다. 이런 시골에도 저렇게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는구나. 장이 서는 날이면 할머니와 둘이서, 때로는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먼 길을, 하얗게 흙가루가 폴폴 날리던 신작로를 한없이 타박타박 걸어서 왔었던 면소재지 장터 옆 대로.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까무잡잡하던 가시나가 이순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와서 보니 감개무량은 고사하고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아볼 길이 없다.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다는 낙지 맛집을 찾아갔다. 어찌나 허름한지 정말로 영업을 하는지 긴가민가 할 정도의 건물이었다. 싸인지가 온통 벽을 장식하고, 간혹 유명인의 싸인도 .. 2023. 5.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