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장미의 계절

눈부신햇살* 2025. 6. 2. 09:50

                               5월 27일 화요일

서울에서 아산으로 내려온 날 오후,

퇴근한 남편과 신정호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작년에 백일홍 심던 자리에 올해는 갓을 심어 노란 유채꽃 같은 꽃들이 피어났다.

잎이 줄기를 감싸면 `유채'이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으면 `갓'이라고 둘레길 걷기 M쌤께 배웠다.

 

저 호수 건너편 새로 생긴 대형카페는 날이면 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휴일에 차로 그 앞을 지나려면 카페를 이용하려는 많은 차량으로 정체를 겪을 지경이다.

 

해마다 5월이면 나를 감동하게 만드는 분홍 안젤라장미가 만발하였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신정호를 걷는 길,

연지엔 연잎이 이만큼 올라왔었는데 어제 보니 그새 쑥 키가 자라 있었다.

 

 

 

 

 

5월 28일 수요일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걸으며 바라보는 곳 초록지붕 집에 붉은 장미가 만발하였다.

장미 향기 진하게 풍기겠다.

어떤 이는 가지를 좀 쳐내야 되겠다 하고.

 

 

                              5월 29일 목요일

 

 

장미 향기보다 더 진한 쥐똥나무 꽃향기. 

장미꽃 필 때면 피어나는 쥐똥나무 하얀 꽃.

 

그리고 모내기가 막 끝난 논들.

 

엄마와 함께 만들던 쑥개떡을 떠올리게 하는 올해 새로 돋아나는 연잎은 그새 이만큼 자랐고,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보며 이파리가 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했던

올해 새로 조성된 신정호 시민정원에선 휴케라가 이런 꽃을 피워냈다.

 

일몰 맛집 우리 집에선 저녁 식사 후 설거지 하다가

석양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날이 많아졌고,

 

 

5월 30일 토요일

담도에 담석이 생겨 입원 중이신 시어머님이 2주 정도의 입원 생활을 마감하고

다음 주에 퇴원하실 것 같다고 해서 시골집을 미리 정리해 놓으려 시댁에 갔다.

세탁기 돌려 이불 빨래 한바탕 하고, 냉장고 정리한 후

집 앞 화단에 풀이 무성해서 모자 눌러쓰고 풀을 뽑았다.

 

쪼그리고 앉아 호미로 풀을 뽑노라면 무념무상이 되는 순간이 좋다.

가만 보면 나는 어딘가에 집중해서 무념무상이 되는 순간을 참 좋아하나 보다.

손바닥만 한 화단이지만 풀은 무척 많아 한참 걸리는 

그 작업 중에 쪼그리고 앉은 탓에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이 들면

한 번씩 일어나 허리를 펴며 아고고 앓는 소리 한 번 내주며 잠깐 휴식을 취한다.

 

풀을 뽑아낸 화단에 한련화가 활개를 치고 좋다고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했더니

남편이 식물과도 대화를 나눈다며 나를 놀리고 조금 늦게 도착한 시동생이 옆에서 재미있다고 깔깔거린다.

 

 

뽑아낸 풀이 다섯 소쿠리쯤 되었나. 아, 무섭도록 번식하는 풀, 풀......

풀 버리러 나갔다가 집 앞 텃밭 한 편의 앵두나무에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를 보았다.

익은 것만 골라 따서 나중에 동서에게도 갈라 주었다.

 

잠시 석 달 동안 선거사무원으로 일하게 되는 동서가 6시 넘어 퇴근해 오자

마당 텃밭에서 딴 쌈채소에 삼겹살 구워 먹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님 안 계시는 시댁은 우리의 주말 농장 같다는 느낌. 

 

 

6월 1일

또 만만한 신정호에나 갔고,

나는 여전히 분홍 안젤라장미에 홀리고,

남편은 붉은 장미에 반하고.

 

뜰보리수 붉게 익어가는 6월, 몇 개 따먹어봤더니 제법 맛있다.

(예. 공원에 식재해 놓은 과실수의 열매를 그렇게 따 먹고 그러면 안 되고요......ㅠㅠ)

 

 

 

 

꽃길

 

꽃길

물가엔 보라색 꽃창포가 꽃잎 안쪽에 살짝 노란 칠을 하고서 피어났고, 가지마다 별을 무수히 매단 듯한 산딸나무가 주위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누군가 떨어진 빨간 장미 꽃잎으로 하트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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