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방
찬비 내리고
눈부신햇살*
2005. 4. 14. 08:22
찬비 내리고 -편지1 나 희 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베르사이유에서 자전거 타기' 언젠가 그 누군가가 안도현의 '냉이꽃'이라는 시와 함께 보내줬던 노래... 그리고 또 보내준 책의 저자의 시...... 마음 씀씀이가 참 고운 시.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