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하듯 사진 찍기

친정 동네 산에 오르다 마주친 자주달개비

엄마가 `회사꽃'이라고 한다.
고향 동네에선 이 꽃을 회사꽃이라고 불렀다.
그걸 엄마가 알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반갑다.
너무도 흔해서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베어 말렸다가 땔감으로 쓰기도 했으며
`꽃회사'라는 마을 이름도 있었다.
서울에 와서 고향의 꽃이라며 반갑게 보았던 꽃 금계국.


국수나무에 자잘한 꽃송이들이 조롱조롱 피어났다.



생강나무엔 열매가 막 맺혔고, 생강나무 잎을 하나 따서 비빈 후에
엄마 코에 갖다 대며 생강향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신다.

오른편 나지막한 산은 천장산, 그 뒤로 길게 뻗은 산은 북한산.

남산타워가 보이고, 왼편 길게 뻗은 산은 관악산.

가운데 동그란 낮은 산의 이름이 `배봉산', 그 뒤로 높게 보이는 관악산.

용마산이 보이고, 그 산너머로 성냥개비 같은 롯데월드타워가 살짝 보이고,
오른쪽으로 가장 높게 보이는 산은 청계산.


산에서 내려오며 보게 되는 아까와 반대편의 저 산의 이름들은 무언지 모르겠다.

가막살나무인지 덜꿩나무인지 확실히 구분 짓지 못하겠다.
지난번엔 덜꿩나무로 동정했었지만 그 동정이 맞는 건지 확신하지 못함.
꽃향기 별로임. 느끼한 냄새.
곤충들은 좋아하는 냄새일까?





웬 토끼? 근린공원에 토끼라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음.

하루는 엄마와 함께 올라가다 중간에 혼자 집으로 돌아가셨기에
또 다른 어떤 하루엔 엄마에게 비교적 쉬운 길로 근린공원 쪽에서 올라가 보았다.
그날은 거리가 더 길어서 힘들다고 하셨다.
앞으로 얼마큼이나 더 엄마와 함께 이 산에 오를 수 있으려나......



아마도 북한산?
산의 실루엣이 멋지다.


저기 보이는 앞 쪽 산은 망우산이라고 일전에 함께 산에 오른 동생이 말했었다.
엄마 다리운동도 시키고 바람도 쐴 겸 친정에만 가면
반복되는 엄마와 함께 동네 산에 오르기.
그리하여 마치 복사하듯 사진 찍는 것처럼 만날 같은 듯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른 사진 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