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환한 봄날의 밝은 즐거움
옥련암을 가운데 두고 왼편으론 새로 들어선 `산시'라는 대형 브런치 카페.
오른쪽은 1936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89년째라는 수변가 장어집 `연춘'.
신정호 둘레에서 조망이 최고인 것 같다는 지인의 평을 들으며 언젠가 한 번 가보리라 생각했던
`산시' 앞을 지나치노라면 왁자지껄한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그 밑엔 장미터널과 등나무 터널이 있어 지금은 보랏빛 등나무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여
그 카페에까지 꽃향기가 퍼질 듯하고 3면은 연둣빛 숲에 앞으론 신정호가 펼쳐지니
과연 조망 좋을 곳에 자리 잡았다 감탄하게 된다.
올해 신정호는 지방정원으로 승격되었지만 한창 정비 중이라 왠지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주차장 가의 저 끈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같은 듯하여도 계절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풍경.
얕은 물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잉어 한 마리.
이쪽으로 어서 옮겨가야 할 텐데......
과연 이름처럼 바람이 많이 닿는 곳이라 지나치며 보노라면 바람개비가 늘 빙빙 돌아가고 있다.
얼마 전 남편의 생일에 우리 가족 다섯이서 이곳에 와서 감탄했던 까치의 건축 기술.
저 높은 곳에 집을 지었는데, 바람이 심하게 많이 부는 날에도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있을까?
노란 금관을 가운데 품은 모란도 피어나고,
왜 내가 보면서 늘 감탄하는 풍경을 표현할 수 없는지 모르겠다.
실제의 반도 표현되지 않는 느낌......
저녁엔 꽃잎을 다 오므리더라.
저 연분홍과 분홍과 하양이 섞인 나무가 사진의 주인공이다.
그냥저냥 온갖 풀이 자라나던 방치되었던? 그래서 내가 친자연적이라고 생각했던
신정호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내가 떠나온 일산호수공원화 되고 있다.
곳곳에 잘 가꿔진 화단이 들어서고 있다.
오던 길 돌아보면 이런 풍경.
푸른 나무 사이로 달리며 푸른 호수를 바라보는 이 길이 주는 느낌이 좋아
어디 갔다 돌아올 때면 일부러 차로 달려보기도 하는 길.
걷기엔 저쪽 호수 건너 쪽이 좋고,
경치를 조망하기엔 이쪽이 좋다.
루피너스가 풍기는 향일까? 튤립이 풍기는 향일까?
정답- 루피너스.
들꽃 몇 개 꺾어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수반에 꽂았더니 하루 만에 시들해지더라.
유채꽃, 괭이밥, 냉이꽃, 토끼풀, 제비꽃, 봄까치꽃, 흰민들레, 화살나무 잎,
정서주의 맑은 목소리가 좋다.
어느 날엔 퇴근해 온 남편과 함께 신정호를 걸었다.
이렇게 불빛이 어룽져 번질 때 폰을 S25로 바꿀까 하는 충동이 팍 치고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