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열함
단풍 드는 달
눈부신햇살*
2024. 10. 25. 09:07
지난주에 옥천 시큰고모님의 팔순 생신 자리에 다녀오다가 어딘가 낯익은 것 같은
저 철탑들을 보고 인간 내비게이션인 남편에게 물었더니 대전에 있는 식장산이란다.
대청호 명상정원에 갔을 때 멀리 보이던 산이다.
그렇게 멀리서 정말 코딱지만 하게 보았을 뿐인데도 와락 달려드는 반가움은 무언지......
남편의 육 남매 중 우리와 동서네만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그런 자리의 뻘쭘함을 덜 수 있는 동서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라는 생각을 했다.
신정호엔 시월인데도 이따금 여전히 수상스키 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햇살이 호수 수면 위로 찬란하게 쏟아지며 부서지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그 풍경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감씨 속에는 숟가락이 들어 있다!
아이들 어릴 때 감 깎아 먹노라면 감 자른 단면에 보이는 이 숟가락을
꼭 아이들 불러 보여주며 함께 웃곤 했었다.
아들들아, 기억하니?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인디언 달력에서 `잎이 떨어지는 달'이라고 표현하는 시월.
나의 양력 생일인 오늘 내 주변의 풍경을 보자면
창밖 나무들은 아직도 푸르고
메타세쿼이아만 노르스름하게 색깔이 달라졌고
얼마 전부터 생활권이 바뀐 내가 주로 오가는 길의
가로수 느티나무들이 빨강 노랑으로 물들며
내가 특히 좋아하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가을의 황홀함을 맛 보여 주고 있다.
고로 시월은 `단풍 드는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