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6월의 여운, 7월의 기미

눈부신햇살* 2024. 7. 1. 09:47

 

그제 토요일엔 신정호숫가의 초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 예보가 있는 날이어서 비 내리기 전에 얼른 점심 먹고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아야겠단 생각으로 12시 즈음에 갔다.

1인당 10 pcs 2만 원짜리 초밥을 2개 시켜 놓고 소바를 또 시킨다.

초밥에 서비스용 소바가 따라 나오던데 말이다.

 

집에선 만날 살찐다고 밥을 반 공기만 푸라고 하면서 나가면 식욕 폭발인가 싶고......

아무튼 그 많은 양을 다 드신 위 대(大)하신 남편님과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니

팥빙수를 먹을 수 있게 어느 정도 소화가 되길래 마리올라에서 올해 첫 팥빙수를 먹었다.

다른 많은 빙수들보다 기본에 충실한 팥빙수가 최고.

 

초밥집을 나오면서 보니 이런 풀꽃도 피어 있고,

 

이름 모를 베리 종류도 익어가고 있었다.

 

올해로 88년 된 오래된 식당 연춘엔 가죽나무 꽃이 푸짐하게 피어 눈길을 끌었다.

 

제방가로는 올해도 백일홍을 심어 화사한 꽃길이 되었다.

 

 

 

일요일에도 또 신정호에나 갔다.

우리의 아침은 잘게 깍둑 썬 당근 몇 조각, 사과 반쪽, 호두와 아몬드 몇 알인데 꽤 포만감이 든다.

 

점심은 비가 오진 않지만 장마철이고 하니까 부침개 생각이 나서

둘레길 걷기 회원에게서 산 돼지감자가루와 부침가루, 돼지고기 다짐육, 채 썬 양파,

어슷 썬 고추와 잘게 썬 김치, 2cm 길이로 썬 부추(^^)를 넣고 부침개를 부쳤다.

돼지감자가루를 넣고 부치니 훨씬 맛있다.

 

지난번엔 수제비 반죽에 돼지감자가루를 넣었더니 더 쫄깃 탱탱 맛있던데.

그래서 친정엄마에게도 갖다 드리려고 반을 덜어 놓았다.

그때 그렇게 많은 양인 줄 모르고 사겠다고 신청했더니 한 포대씩 안겨줘서 많은 양에 놀랐었다.

 

어느 날엔 호박전을 부치려고 호박을 썰다가 호박 안에 너무 예쁜 무늬가 들어 있어 놀랐다.

 

원추리도 피어나는 때.

이제 꽈리라는 잘못된 이름표는 뽑아서 안 보이게 놓아두었네.

 

 

어제 단톡방에 올라온 둘레길 걷기 회원님의 직접 가꾼 채송화 꽃길이 참 예쁘다.

홑잎의 옛날 채송화가 보고 싶은데 요즘은 다 개량해서 겹꽃 채송화가 나온다고 푸념하시던

박완서 님의 수필 한 대목이 떠올랐다. 이런 홑잎 채송화를 보고 싶다 하신 것이겠지.

어떻게 된 게 시골 시댁 마당의 봉숭아도 홑꽃이 아니라 겹겹의 꽃잎이어서 놀랐다.

나 또한 홑꽃잎의 어린 시절에 보았던 봉숭아가 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국, 능소화, 부처꽃 피어나는 때.

 

우리 능소화보다 조금 더 색이 진한 미국능소화도 개화.

 

 

 

분명 붉은 해를 찍었는데 화투의 팔광처럼 하얀 해로 찍힌다.

지는 해를 볼 때마다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이 인다.

 

 

어머니가 노쇠하셔 주간보호센터에 가시지 않는 일요일의 식사를 챙겨 드리러

남편과 작은시누이와 시동생, 삼 남매가 번갈아 시골집에 들르고 있다.

그렇지만 하늘이 내린 효자 아들 막내 시동생은 거의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시댁에 들르고 있어 시댁 식구들 중에 가장 많이 얼굴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지난주 일요일 시댁에 가는 날 새벽 6시가 못 되어 갑자기 커다란 굉음이 들려 잠이 깼다.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 같아 원인을 찾아 창밖을 내다보니 이런 사고가 나있었다.

술이라도 취했던 걸까? 왜 다섯 대씩이나 밀어부쳤을까?

사고 낸 차의 앞 번호판도 떨어져 나가고 범퍼도 왕창 찌그러져 조금 떨어져 주차시켜 놓았다.

 

일요일 아침이라 사고 난 차량의 차주를 안내 방송으로 불러낼 때까지 늦잠을 자는 날이었는데

사고 소리에 눈을 뜬 우리는 곧바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준비하여 시골집에 갔다.

쑥갓 꽃이 예쁘게 피었고,

 

`6월은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이라는 북미 원주민 달력의 이름에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끔 옥수수 수염이 돋아나 있었다.

머리를 풀어 헤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이 많은 노린재에 화들짝 놀랐다.

뭘 하고 있는 거지? 옥수숫대의 즙을 빨아먹고 있는 걸까?

아무튼 옥수수를 200개나 심었으니 올해 여름은 신나게 옥수수를 먹게 되겠네.

7월이면 먹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