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둘레길] - 송곡리 둘레길
- 6월 21일 금요일 9시
- 집결지 : 현충사 주차장(염치읍 백암리 286-1)
- 경로 : 현충사 - 속골 -물한산성 갈래길 - 유턴 - 주차장(8km 3시간 ☆☆☆☆☆)
필사즉생 필생즉사[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 말씀이 쓰여 있다는 비석의 뒤쪽.
병법에 이르기를 `꼭 죽으리라 결심하고
싸우면 살 것이요, 꼭 살리라 마음먹고
싸우면 죽을 것이다(必死即生 必生即死)'고
하였다. 또 이르기를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능이 천 사람도 두렵게 할 수 있다'
고 하였다. 이는 바로 (명일 명랑 결전을 앞둔)
지금 우리들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순 신
친필 난중일기 정유년(선조 30,1597년) 이순신 장군 53세 때
벌써 둘레길 걷기에서 두 번째 오는 것인데도 비석 앞쪽을 찍지 않아서 한 장 빌려왔다.
게다가 현충사 안으로도 들어가 보지 않고 있다.
이날은 너무 더워서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앞으로도 둘레길 걷기에서 몇 번 더 갈 테니 언젠가는 꼭 들어가 봐야겠다.
아이들 어릴 적 시댁으로 추석 쇠러 가는 길에
현충사에 한 번 다녀간 기억이 있어 찾아보았더니 그게 벌써 2007년도의 일.
안톤 슈나크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수필의 `초추의 양광이 떨어져 있을 때'란 문장을 떠올리며
초가을의 맑은 햇살 아래 돌아보았던 현충사. 큰 아이 열다섯 살, 작은 아이 열세 살 때이다.
작은 아이와 나는 딱 서른 살 차이,
마흔셋의 그때는 나이 들었다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젊디 젊은 내가 있고 남편이 있다.
세월은 가도 사랑은 남는 것이라던데
세월은 가도 사진은 남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댁 오가는 길에 들렀던 외암마을, 공세리 성당, 현충사가 있는 아산에 와서 살게 되다니.....
`여해'는 이순신 장군의 `자(어릴 적 이름)'라고 한다.
아산은 온통 이순신 장군과 연관되어 있는 느낌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새로 마을이 들어설 때 계획된 마을이어서
길이 반듯반듯 딱딱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한다.
귀룽나무 열매는 작은 버찌 같다 느껴졌고,
이렇게 떨어진 귀룽나무 꽃잎들이 꽃길을 만들어주던 길엔
마치 고라니 똥처럼 귀룽나무 열매들이 떨어져 있었다.
어떤 길에는 밤꽃들이 수북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저기 보이는 금병산에 가는 것이 원래 목표였던 것 같은데 너무 더워서 코스가 살짝 변경되었다.
어느 벌레가 며느리배꼽의 잎을 갉아먹었을까?
이 둘레길 걷기에서 주름조개풀은 확실하게 익힌 듯.
산에 가면 참 많이 보이는 풀.
마치 어린 대나무 같기도 한 풀.
마침 지난 어느 해 8월 하순 무렵에 동네를 산책하면서
사위질빵 꽃이 만개한 모습을 찍어다 논 것이 있어 가져와 보았다.
꽃받침이 다섯 장이면 할미밀망, 네 장이면 사위질빵이라고 한다.
개화기는 할미밀망이 5~6월, 사위질빵이 7~9월로 할미밀망이 먼저 핀다.
산에서 작업을 할 때 덩굴을 끊어서 짐을 묶기도 하는데 사위질빵은 너무 잘 끊어져서 묶으면 안 된단다.
그래서 말 그대로 사위가 짊어지는 질빵. 질빵은 짐을 걸어서 메는 줄의 이름.
잘 끊어지는 질빵이니 짐도 많이 무겁게는 못 든다 하여 붙은 이름 <사위질빵>.
사위질빵의 꽃말은 `비웃음'이라고 한다.
식물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면 재미있는 게 많다.
내 눈엔 서로 닮은 청미래덩굴과 선밀나물. 선밀나물은 풀꽃이고, 청미래덩굴은 나무이다.
비비 꼬인 타래난초. 스크류바 같기도.
물한산성 갈림길에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올랐더니 미국자리공이 무리 지어 피어 있었다.
이렇게 커다란 미국자리공 군락지는 처음 보아서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 척박한 곳을 메우고 있는 자리공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무엇이든 무리 지어 피어 있으면 모든 식물의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것일까?
개망초가 가득 핀 곳을 지날 때도 늘 탄성이 터지곤 한다.
독초의 대명사라는 미국자리공은 독성 열매가 땅에 떨어져 주변 토양을 산성화 시키며
어떤 식물도 자랄 수 없는 황무지로 변화시켜 자연 생태계를 교란한단다.
실제로 막강한 잡초에 독성이 있으니 성가신 잡초이기도 하지만 유익하게 활용되기도 하는 자원식물이란다.
미국자리공의 검붉은 열매는 염색 재료나 잉크를 만드는데 재료로 쓰이고
붉은 자연색 염색은 참 아름다운 색깔을 띤다고 한다.
자리공 종류는 예전 사약에도 썼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천연살충제로도 이용한단다.
특히나 독성분이 뿌리에 많기 때문에 도라지인 줄 알고 먹었다가 병원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미국자리공의 꽃은 참 귀여웠다.
미국자리공의 꽃말은 '소녀의 꿈'과 '환희'라고 한다.
`도둑놈의지팡이'는 뿌리가 구부러지고 흉측해서 붙은 이름이고,
`고삼'은 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쪽동백나무 열매로도 동백기름을 짜지만, 동백나무에서 짜는 동백기름이 최상급이고,
김유정 <동백꽃>에 동백나무로 나오는 생강나무 열매와 쪽동백나무 열매로 짠 기름은 B급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