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5월에는

눈부신햇살* 2024. 5. 20. 11:22

긴 글을 썼다가 실수로 날려버렸다.

허무해라~

 

 

 

어떤 날엔 거실에서 주방 창문 너머로 지는 해를 보기도 하였다.

 

어느새 뜨거워진 해를 피해 오후에 신정호를 돌다 보니 지는 해와 자주 맞닥뜨린다.

 

올해 처음 보는 엉겅퀴.

 

조뱅이

 

장미꽃 피어나고,

 

 

버베나

백일홍 심던 둑방길에 올해는 버베나, 마가렛, 페튜니아를 심었더라.

 

만개한 덜꿩나무 꽃의 수술들이 인상적이다.

 

찔레꽃만 보면 반가워.

올해 둘레길 걷기에서 찔레순을 몇 번 먹게 되었다.

별 맛없는 찔레순을 먹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게 되는 건

유년의 추억과 함께 먹기 때문이리라.

찔레순 먹는 순간의 환하게 피어나는 웃음 띤 얼굴들이 보기 좋은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여자'라는 시의 구절 때문에 낭창낭창한 가지를 가진 관목인 줄 알았다가

키 큰 따라서 덩치도 제법 큰 교목이란 걸 알게 된 물푸레나무도

이맘때 나 몰라보게 눈에 띄지 않는 꽃을 피웠다가 눈에 띄게 열매를 맺었다.

물푸레나무 한 잎이라고 했지, 한 나무라고는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유년의 추억 속 꽃 하면 당연히 아까시나무 꽃이지.

아까시 꽃잎으로 담근 술도 맛보았었다.

 

올해 우리 집 스파트필름들은 이렇게 이상한 꽃을 피우기도 하였다.

 

왜? 무엇 때문에? 두 개의 꽃잎을 밀어 올린 거니?

 

올해도  5월이 되자 칠엽수는 커다란 촛대 같은 꽃을 피웠다.

 

 

5월이 되자 둘레길 걷기 단톡방에 이 글이 올라왔는데, 냉큼 갈무리해 두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로 

시작하는 피천득 님의 수필 속 이 마지막 문장처럼

6월이 되면 태양은 정열적으로 퍼붓기 시작할 것이고

그때도 지금처럼 둘레길을 걸을 나는 비지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돌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