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이 한창인 설화산
내가 생활하고 있는 이곳 어디서나 눈에 잘 띄는 설화산에 올랐다.
여태껏 `雪花山'인 줄 알았더니 `雪華山'이었다.
아무려나, 눈 올 때 눈 쌓인 풍경이 아름다운 산이라는 뜻이렸다.
어느 겨울의 설화산.
저 봉우리 문필봉에 올라보자.
가을날 송악저수지 쪽에서 바라본 설화산
등산코스를 검색했더니 초원아파트 207동 옆으로 길이 있다고 한다.
외암마을에서도 오르는 코스가 있다고 하나
사는 곳에서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코스를 선택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길을 걸어 산으로 간다.
예쁜 모양의 생강나무 잎.
맨 처음 알게 되었을 땐 정말로 생강향이 나는지 잎을 따서 비빈 다음에 맡아보곤 하였다.
지금은 한창 싸리꽃의 계절인가 보다.
싸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산길인데 향기가 없고 꽃도 그다지 예쁘진 않는 듯......
이 나무로 불을 때면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보고 알았다.
어린 날 흔하게 보았던 `꿀풀'
(한방명칭:하고초) - 약초로 쓰이는 풀이라고.
이름 모를 붉은 열매를 보자 산삼의 열매 같지 않느냐고 호들갑도 떨어본다.
꼭 눈썹을 한 개 뽑고 먹어야 한다고 해서 어린 날 내 눈썹 남아나지 않을 뻔했던 `뱀딸기'.
맛은 거의 맹맛.
저 설화산 정상 문필봉을 향하여......
양갈래 길에서 내려올 땐 우측으로 내려 오자며 좌측을 선택했다.
목책 너머로는 낭떠러지다. 나무 사이로 드문드문 수철리 쪽이 보인다.
나무 구멍에 벌들이 드나들고 있어서 조심조심~
헷갈리는 많은 모시풀 종류 중에서 가장 닮은 듯한 `풀거북꼬리'?....
산들이 서로 손을 잡듯이 이어져 있고...
마지막 가파른 층계가 기다리고 있다.
오르다가 뒤돌아 내려본다.
다시 힘을 내어 오르니...
정상석 옆에 자그마한 평상이 하나 있고 한 부부가 뭔가를 먹고 있었다.
그늘 하나 없어 내리쬐는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굳이 이곳에서 먹는 이유를 모르겠다 생각했으나
웬걸 조금 앉아 있자니 솔솔 산들바람이 한 번씩 기분 좋게 불어와 시원하고 상쾌하였다.
게다가 멋진 풍경이 발아래로 드넓게 펼쳐지니 마치 무릉도원에 앉아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우리도 저곳에서 빵과 커피, 깎아온 배로 점심을 먹었다.
그 두 분이 가고 다른 젊은 한 쌍이 와서 앉아서 우리와 똑같은 메뉴로 점심을 먹는다.
다만 그들은 방울토마토를 싸가지고 왔더라.
배방산 쪽. 다음엔 저 산에 올라보리라.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
조금 더 당겨서 보자! 아산 도심지 쪽
저기 논 옆으로 내가 운동하러 다니는 행정복지센터도 보이네.
온양동 옆으로 읍내동, 읍내동 앞으로 좌부동.
청댕이 고개 너머로 용화동, 그 옆으로 풍기동, 그 뒤로 모종동......
아산 사람 다 되었네!
우리가 즐겨 가는 신정호는 왼편 아파트 뒤 안산에 가려 보이지 않고,
그 옆으로 남산, 남산 오른편으로 멀리 그린타워가 보인다.
고개 돌려 왼편을 본다.
왼편 아래로 외암리 민속마을, 저 멀리 송악저수지.
외암마을을 당겨본다.
송악저수지 오른편으로 벚꽃 구경 갔던 서남대학교 폐교.
지난번에 올랐던 광덕산 자락이 펼쳐지고,
배방 쪽으로 가는 도로. 서울 가는 길.
이제 내려가자.
지난번에 700m 정도의 광덕산에 올랐다고 상대적으로 이번 441m의 설화산은 오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산이 우리에겐 딱이라는 생각.
산행 총 소요시간 - 2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