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호

좋은 날 좋은 너랑

눈부신햇살* 2023. 5. 3. 20:01

 

              

            감     각



                                        랭보


푸른 여름 저녁에 오솔길 가리니
보리 향기에 취하여 풀을 밟으면
마음은 꿈구듯, 발걸음은 가볍고
맨머리는 부는 바람에 시원하리라.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가슴에는 한없는 사랑만 가득 안고
멀리멀리 방랑객처럼 나는 가리니
연인과 함께 가듯 자연 속을 기꺼이 가리라.




[작가소개]
랭보(Rimbaud) - 1854~1891년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으로 베를렌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도 유명하였다. 그는 다른 시인들과 달리
산문시에서 일화를 이야기하고 서술하는 내용이나 묘사적인 내용
까지 모조리 제거하고 낱말에서 사전적 의미나 논리적 내용을 박
탈하였다. 또한 잠재의식과 어린 시절의 감각 속에 얼마나 풍부한
시의 재료가 숨어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뤼미
나시옹》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