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보러 갔다가
운동 끝내고 나오는데 먼산의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가을을 보러 갈까......
외암리 마을 맞은 편 평촌리.
저 산의 이름이 월라산이라던가?(사진은 없다)
기다랗게 펼쳐지는 산 밑 마을의 샛노란 은행나무 단풍과
울긋불긋한 산의 단풍에 취해 달리다가
황홀한 아름드리 느티나무 가로수 길을 만났지만
마땅히 차 댈 만한 곳이 없어 무척 아쉬워하며 마음에만 담았다.
그러다 저수지 가를 도는데 햇살이 호수 위에 부서져 눈부시게 반짝이고
먼산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다우니 사진에 담는다고,
마침 차 댈 만한 공간도 있길래 잠시 세우고
서너 장 찍고 차로 급히 돌아오는데 또 스텝 꼬였다.
어, 어, 하다 꽈당!
아........ 지난번 도비도에서 넘어져서 휴대폰 액정 교체수리비 186,000원 나갔는데.......
그래서 이번에 친구들과 인사동에서 모임하면서 휴대폰 보호하려고
18,000원 짜리 예쁜 케이스 샀는데 그 덕을 이번엔 봤을까?
넘어지는 와중에 드는 또 다른 생각, 어, 이번에는 얼굴도 다친다.
얼굴, 시멘트 바닥에 쓸렸다. 어떡해!
그리고 지난번 다친 왼쪽 무릎 상처 낫자 마자 또 쓸렸다.
도대체 뭔일이래? 왜 그런데? 하다가
아, 이만하길 천만다행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는 또 왜 튀어나오는지......
감사합니다를 연달아 말했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산 지 며칠 되지도 않은 휴대폰 케이스 모서리가 다 까졌다.
어처구니 없지만 한 편으로 드는 생각.
불행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작은 불행으로 대신할 수 있으니
차 사고가 아니고 내가 넘어지기만 한 것이 어디냐고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그래도 나 하는 꼴이 우스워서 자꾸만 헛웃음이 나왔다.
마음만 젊어서 촐랑대지 말고 침착하고 신중하게 행동하자고 다짐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