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안마을의 봄
신정호 주변 남산터널 근처의 가로수인 벚꽃을 보러 갔다가
돌아 내려오는 길에 희안마을에 가보았다.
희안마을은 옥수수로 유명한 곳이다.
여름이면 길가의 몇 곳에서 옥수수를 삶아 판매하고
신정호 잔디광장 주차장 끄트머리 귀퉁이에서 양갈래 길로 갈라지는 지점의
모퉁이 옥수수 집은 그때가 되면 특히나 항상 옥수수를 사려고 서 있는 긴 줄을 보게 마련이다.
위치가 좋아서인지 몇 곳의 옥수수 판매하는 곳 중에서 가장 잘 되는 곳인 것 같다.
희안마을은 그때를 위해 지금은 옥수수를 심는 계절인가 보다.
고로 희안마을의 4월 달력 이름은 <옥수수를 심는 달>이지 않을까.
한적하고 고요한 이따금 지저귀는 새소리나 들리는
구부러진 동네 길을 시적시적 걷다가 무심히 바라보는 시선 끝에
옥수수 모종을 심고 있는 분들이 더러 보이자 그런 생각들이 문득 떠올랐다.
4월 - 옥수수 심는 달 / 위네바고족
5월 - 옥수수 김 매주는 달 / 위네바고족
6월 -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 위네바고족
7월 - 옥수수 튀기는 달 / 위네바고족
8월 -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 퐁카족
9월 - 옥수수를 거두어들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족
작년에도 인용했던 인디언의 달력 이름과 비교해보니
이곳 희안마을에서는 6월 하순쯤부터 일부 따다가 삶아서 팔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때를 생각하니 삶은 옥수수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따끈하고 말랑하며 찰진 옥수수를 먹노라면 맛있어서 한 개는 어느새 뚝딱이다.
희안마을은 한쪽으론 자연부락이고 한쪽은 전원주택단지이며
신정호로 내려서기 전 큰 길가 쪽으로는 카페나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희안마을을 둘러보다 길을 건너 신정호에 들러 호수를 보고
이제 막 돋아나는 나무의 싱그럽고 귀여운 연둣빛 새순들을 바라보았다.
조만간 꽃의 계절에 이어 신록의 계절이 찾아와 눈과 마음이 또 호사를 누리겠네.
신정호 이전에 `희안제'가 있었다고 한다.
희안제(希安提)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일종의 저수지이다.
조선 후기의 지도나 「여지도서」의 「온양군읍지」등 문헌에는 `온양군 관아 서쪽 13리(약5km)에 있으며
둘레는 8백5십장(약2.57km)이고 수심은 5자(1.5m)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옆(동쪽)에 있는 마을인 희안리의 이름을 따서 희안제라 하였고, 현재의 신정호 중간쯤에 있었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저수지는 1926년 축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