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진양호 전망대에서

함안 톨게이트를 지날 때 우리나라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한옥식 문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감탄하면서 그냥 보기만 하고 지나쳐 갔다가 다시 지나갈 때는 사진에 담아 보았다.

하루의 끝에 어중간하게 시간이 남아서 진양호에 들렀다.
아무 생각 없이 가는 중에 언젠가 한번 와본 곳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되짚어보니 불과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5월에 다녀간 곳이다.
그때도 비록 남는 자투리 시간에 와서 남인수 노래비 앞에서
진양호를 잠깐 보고 갔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이름조차 까마득히 잊을 수 있나......
그때 와서 느긋하게 둘러보았던 진주성만 뇌리에 각인됐나 보다.

진양호(晉陽湖)는 1970년 7월에 완성된 낙동강 유역 최초의 다목적댐인 남강댐의 건설로 형성된 호수이며, 경상남도 진주시의 남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진주시의 주요 식수원이다. 호수의 이름은 진주시의 옛 이름인 '진양(晉陽)'에서 따왔다.
- 위키백과에서 발췌
경상남도 진주시 판문동ㆍ대평면ㆍ내동면ㆍ수곡면 사이에 있는 호수.

봄만 되면 대기가 뿌예서 청명한 날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흐린 날이 아닌 것만도 감사했다.

오가는 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은 아직 나무에 새싹이 나오지 않은 때라
군데군데 과수원들이 도드라지게 눈에 띄었다.
녹음이 무성해지는 여름이 되면 과수원은 숲에 묻혀서 눈에 띄지 않으리라.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오른쪽으로 멀리 지리산이 보일 때도 있다고 하지만 이 날은 볼 수 없었다.
저 멀리 가운데에 어렴풋이 보이는 곳이 노고단과 반야봉이려나.
더 오른쪽으로 삼신봉이 있고, 제석봉, 천왕봉, 중봉이 자리하고 있다는데
전망대 사진으로만 그렇게 위치하고 있으려니 짐작해야 했다.

수많은 물비늘들이 반짝반짝거려 눈이 부셨다.





고소공포증이 있는지라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고 있다가 장난꾸러기 남편이 다가오는 기척에
나도 모르게 외치는 한 마디.
- 하지 마!
놀래키기 전문가인 남편이 나를 놀래키는 장난을 걸 것이 불을 보듯 뻔해서다.

전망대에서 왼쪽을 내려보자면 저 멀리 <물문화관>이 보이고,

반짝이는 윤슬이 아름답다.

세상 엉성한 파노라마도 찍어보고,

전망대에서 내려오다가 봄이라고 가지치기한 소나무 가지가 수북해서 놀라고,
봄이 시작되니 모든 나무들을 일제히 가지치기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양호의 노을 풍경은 이렇게 멋지구나 감탄하다가,

소원계단은 읽어보기만 하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통과.

양마산을 돌아보면 좋겠구나 생각하다가

뒤돌아서 진양호 전망대를 한 장 찍고,

옆 호텔의 조경수가 멋져서 한 장 찍고,

짧은 시간 보고 돌아서려니 왠지 조금은 아쉬워지는 마음에
요즘은 어딜 가나 잘 가꾸어진 데크길이나 찍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