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노트

올해 곡교천 은행나무길

눈부신햇살* 2021. 11. 10. 12:27

 

퇴근해 온 남편이 그런다.

- 당신, 곡교천에 가 봐. 은행나무 물 들었어.

- 사람들 북적이는 곳에 혼자 돌아다니면 좀 이상한데......

그런데 어제 아침에 날이 흐리다. 흐린 날이니 그렇게 붐비지는 않을 것 같아 길을 나섰다.

 

곡교천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은행나무길로 올라섰다.

지난해보다 조금 때를 잘 맞춰 온 것 같다.

지난해에는 일부 져버려서 조금 아쉬웠더랬는데 올해는 풍성한 노란색의 향연이다.

 

 

 

 

조그마한 접이 의자를 휴대하고서 망원렌즈 달고 사진을 찍으신다.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파랗게 파랗게 높은 하늘

가을 길은 고운 길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랄라 노래 부르며

산 넘어 물 건너 가는 길

가을 길은 비단길

-이라는 동요가 떠오른다.

 

비록 하늘은 흐린 회색이지만 노란 비단을 깔아놓은 듯한 길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네. 억수로 좋습니다. 

노란 은행잎을 밟고 걸어가는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마음이 둥둥 떠오른다.

 

 

 

 

 

다른 사람들이 내 사진에 등장하듯이 나 역시 접이 의자 휴대하신 분의

사진에 뒷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나는 붉은 와인색 긴 카디건을 입었으니 노란색과 대비해 더 좋은 사진이지 않을까.ㅋㅋㅋ

저 보라색 우산 쓴 분에게도 감사하다.

 

 

 

 

노오란 은행나무 단풍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후드득 쏟아지는 비.

점점 굵어져서 어쩔 수 없이 이내 차로 총총 뛰어간다.

 

 

 

 

비 때문에 철수한 은행나무 단풍 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