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노트

당진 신리성지

눈부신햇살* 2021. 9. 7. 10:32

 

 

어디 갈 때면 간혹 `신리성지' 라는 이정표를 보기는 했지만 무심히 지나치다

다보등 님 블로그에서 보니 아주 멋진 곳이고, 또 거리도 가까운 곳이라 가보았다.

남편은 `신리'가 행정구역상 예산에 속하는 줄 알았다고 하는데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신리>가 주소다.

 

조선의 카타콤바라 불리는 천주교 옛 교우촌 신리성지.

신원미상의 유해와 유물이 다량 발견된 곳이기도 하며

성 안토니오 다블뤼 주교님께서 수년간 거처하시던 곳이라고 한다.

 

신리성지는 1만여 평의 부지에 다블뤼 주교의 은거처, 성인들의 경당, 순교자기념관과

순교미술관 등 아름답고 성스러운 공간과 8천여 평의 잔디공원이 조성되었다.

신리성지는 기름진 넓은 곡창지대와 바닷길이 들어오는 내포에서 조선 시대 최대의 교우촌으로서 

그 당시의 주민 400여 명이 천주교인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2008년 12월 22일 충청남도의 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신리성지 쪽으로 들어가는 입구.

 

평평한 땅에 드넓게 자리한 신리성지는 어디에 서도 시야가 탁 트여 먼 곳까지 볼 수 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곳은 드물어 이색적인 느낌이 확 달려든다.

 

 

 

 

 

 

 

 

 

십자가의 길 14처 중 일부만 찍어왔다.

후회하는 중이다. 다 찍어 올 걸......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승천하는 예수상.

 

십자가에 못 박힌 자국이 있는 예수님의 발을 가만히 만져 보았다.

 

어느 분이 옆에서도 찍길래 어떤 모습인가 나도 옆으로 가서 보았다.

이 모습을 보며 그 분께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 뒤뜰에 있던 성모 마리아님과 아기 예수님

 

신리성지 순교미술관

코로나로 인해 모든 문이 닫혀 있고, 저 전망대에도 올라갈 수 없어 밖의 언덕으로 올라가서야 

요모조모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실은 저곳 전망대에 두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먼발치에서 보고 부랴부랴 가보았다.

우리와 같은 생각의 한 일행이 먼저 도착해서 올라가려고 문을 잡아당겼으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나중에 전망대에서 내려온 분들이 여차저차 설명하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어서 알게 된 것은

신리성지와 관계된 분들이고 일반인들은 올라갈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것 같았다.

 

 

 

400개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십자가.

당시 신리 마을 신자 400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무지한 나는 처음엔 허수아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예당평야.

땅을 허투루 놀리지 않고 논두렁마다 콩을 심어 놓았다.

 

순교미술관 건물 언덕배기에 서 있는데 갑자기 한 개의 종이 뎅그렁 울리기 시작하더니

연이어 세 개의 종이 일제히 뎅그렁뎅그렁 울리기 시작했다.

종소리를 듣기만 하여도 왠지 모를 은혜로움이 몰려왔다.

모두들 같은 마음이었는지 사람들이 종 근처로 모여들었다.

 

 

 

종이 왔다 갔다 울리고 있다.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린다는 당진 버그내순례길.

이 길은 한국 천주교가 공인되기 전 천주교 전파를 위해 선교자들이 걸었던 길이며,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순교자들의 압송로이였다고 한다.

 

김대건 신부 탄생지 솔뫼성지를 출발해 신자들의 만남 공간이었던 버그내시장과 합덕시장을 지나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13.3km 코스로 이뤄졌으며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번 걸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글쎄......

 

아무튼 맨 처음 `솔뫼성지'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이정표를 보고 갔지만

충청도에 많은 성지들을 이제는 맘먹고 찾아다니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