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렁슬렁 동네 한 바퀴
어제는 이런 꽃들을 보았다.




슬렁슬렁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내 블로그에 사진을 실었던 하얀 개가 사는 집 밑으로 분홍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무얼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끈끈이대나물'이었다.
혹시나 하고 개집을 쳐다보았는데 개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지?
사진에 담으려고 집 쪽으로 다가가다가 화들짝 놀랐다. 보이지 않던 개가 슬금슬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뒤쪽에 있었나?
- 한 장만 찍을게.
한 장 찍고 뒤로 물러서며 다시 인사한다 (위의 한 장은 다른 쪽에서 찍었다).
- 고마워.
다음 말은 마음속으로만 한다.
- 짖지 않아 줘서.
저 정도 크기의 개가 짖으면 온 동네가 떠나가게 쩌렁쩌렁 짖는다.
그걸 신호로 이 집 저 집 개가 일제히 같이 짖는다. 휴우~
어느 집 대문 밑에 수레국화가 예쁘게 피어 있었지만 그 개 짖는 소리가 무섭고 싫어서 찍지 못했다.



그대 이름은 장미일까? 찔레일까?
이게 말로만 듣던, 노래 가사에도 있던 붉은찔레꽃?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정말 딱 색깔 다른 찔레꽃 같이 생겼다.

실물 영접은 처음이라 다음에게 꽃을 보여줬더니 떡하니 내 맘에 들게 답을 내놓았다.
<쇠채아재비>.

나비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혹시 <큰주홍부전나비>?
내 기억력이 아주 녹슬진 않았나 보다. 어디선가 그렇게 본 기억이 나서 검색해보니 맞다. 앗싸!

<배추흰나비>일까?
이 나비는 무지하게 예민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한 장 찍었다.
어릴 적 이 나비를 잡아서 가지고 놀면 날개 잡은 손으로 눈 비비면 실명된다고 해서
절대로 절대로 나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았다.

`인동덩굴'의 꽃도 보았다. 꽃은 흰색에서 시들면서 점차적으로 노란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 나무에 두 가지 색의 꽃이 달려 있다.
그래서 다른 이름은 `금은화'라고 한다던가.

`뱀딸기'를 보았다. 반가웠다.
간식거리 귀하던 어린 시절 눈썹 하나 뽑고서 먹어야 한다고(그 이유는 잊어버렸다)해서
내 눈썹 꽤나 뽑아야 했다.

들길에는 `메꽃', 고향 바닷가 방풍림 솔밭 옆에는 잎이 둥그렇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갯메꽃'이 피어서
이름을 모르던 우리는 나팔꽃을 닮은 꽃인데 어딘가 조금 다르다고만 생각했던
어린 날에 무지하게 많이 보았던 꽃.





어릴 적 고향마을에서는 회사꽃이라 부르던 이 금계국이 얼마나 흔하게 피었던지
베어 놓았다가 마르면 땔감으로 쓸 정도였다.
지금도 어디를 가던지 흔하게 피어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