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자박 느긋하게

평촌리 들녘

눈부신햇살* 2020. 9. 11. 08:40

 

 

 

 

 

 

 

 

천안과 아산에는 호두나무가 많다.

호두나무는 벌써 단풍이 들어 늦가을 냄새를 풍기고 서 있다.

 

 

햇볕 무서운 줄 모르고 이 동네 저 동네 헤집고 다녀서 결국엔 시커먼스가 되었다.

그래도 얼굴만큼은 햇볕 무서운 줄 알아서 선크림 바르고,

챙 넓은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얼굴을 받쳐 주는 목에도 큼지막한 스카프 겸용의 손수건 두르고 다녔더니

다행히 얼굴은 무사하다.

 

한가하다 못해 적막한 기운까지 감도는 동네를 돌다 보면

마을마다 둥구나무 한두 그루씩은 꼭 있고

그 나무 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다가

낯선 방문객을 쳐다보다가 내가 마주 볼라치면 눈길을 돌리신다.

 

웬 아주머니가 무엇 때문에 저리 터덜터덜 동네를 훑고 다닐까 하실 거다.

나는 왜 산자락 밑에 자리한 아담한 동네들 구경하는 게 그리 재밌을꼬.

구부러진 골목 골목을 누비는 재미를 어디에다 견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