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펼쳐지던 날
보기 드물게 맑고 파란 하늘이 펼쳐져서 탄성을 질렀다. 야아~ 하늘 예쁘다!
그냥 말갛게 푸른 하늘보다 저렇게 흰구름이 몽실몽실 떠있는 하늘이 더 예쁘다고 느껴진다.
솜같이 하얗고 포근해 보이는 하얀 구름. 때로는 어린 아이같이 뛰어들어보고도 싶어 지는 하얀 구름.
친정에 갈 때 오던 비가 그친 다음 날 하늘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엔 요즘 엄마가 가장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힘을 쏟는 텃밭에 갔었다.
바로 밑의 여동생이 소일거리 삼아 하시라고 텃밭을 빌려 주었다. 요즈음 엄마와 통화할 때마다 무척 힘들어하시길래
꽤 큰 줄 알았더니 코딱지만 했다. 한 3평에서 4평 정도라고 한다. 그런 감각이 없어서 남편에게 물어봤다.
이 정도면 몇 평이나 돼?
우리 동네 근처의 주말농장과 다르게 배나무와 배나무 사이의 땅이었다.
그런 조건 때문에 온전히 햇볕을 받지 못해서인지
채소들이 뻣뻣하지 않고 야들야들 야리야리했다.
지인의 텃밭에서 뜯어온 햇볕을 듬뿍 받은 상추들은 아삭아삭한 맛이 있어 좋았는데
엄마네 텃밭에서 뜯은 상추는 부드러워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막 뜯은 거라 싱싱해서 이래도 맛있고 저래도 맛있나 보다. 채소는 싱싱함이 최고!
한때는 과체중이었던 엄마가 갈수록 저체중이 돼가고 있다. 과체중일 때 당뇨가 왔었고
엄마가 당뇨인지라 건강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된다.
엄마의 종아리가 내 팔뚝 두께만큼 가늘어져서 안쓰러울 지경이다.
근육이 빠져나가서 힘도 없어지고, 긴 여행하기는 무리인 몸 상태인데도 여행 가고 싶다고 해서
계획했던 여행 일정을 좀 당겨야 하나보다.
자꾸만 몸피가 가늘어져 가는 엄마를 보니 근력운동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밭일할 때 살 타지 않게 입으시라고 사다 드린 체크무늬 셔츠가 잘 어울려 보여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