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봄이 왔네요

눈부신햇살* 2019. 3. 14. 10:19

 

 

 

 

 

우리 집에도 봄이 왔다.

지난해 봄에는  베란다에서 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모조리 죽어버린 스파트필름을

이번 겨울엔 거실엔 들여놔줬더니 저렇게 다시 싹이 올라와 무성해지고

꽃대를 무려 여섯 개나 올리고 있다.

작은 꽃대들은 아직 잎 사이에 숨어 있다.

 

군자란은 해마다 붉고 커다란 꽃송이를 올려 며칠씩이나 피어 볼 때마다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고 있다.

가까이에서 들여다 보면 얼마나 이쁘게 생겼는지

볼품없는 몇 달을 보상해주는 느낌이다.

추위에도 강해서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도 끄떡없는 친구.

 

 

 

 

꽃기린은 조만간 잘라줘야 할 듯.

잎은 떨어져버리고 키만 쑥 커서 휑하다.

이 아인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꽃을 피우네.

그래서 그저 너 거기 늘 피어 있으려니, 하는 마음에

감흥이 덜 한 친구.

뭐든지 귀해야 대접 받나보다.

꺾꽂이로 번식도 가능한지 꺾어서 화분을 늘렸었다.

 

이제 연둣빛 새순을 막 밀어 올리고 있는 수국.

예전에 꽃송이가 큰 꽃은 별로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기 얼굴만 한 꽃을 피우는 수국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 근래엔 수국의 꽃을 보지 못했다.

지난봄에 살구꽃 님의 수국을 보고 어떻게 하면 수국의 꽃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햇빛을 봐야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집은 살짝 서남향이라 겨울이면 거실 깊은 안쪽까지

해가 들어와 수국은 온통 햇빛 잔치였다.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읽게 됐는데 문제는 가 지치 기였나 보다.

수국은 묵은 가지에서만 꽃대를 올린다는데

지저분하다고 가을만 되면 묵은 가지를 다 잘라버렸으니......

올봄을 기대해본다. 제발 너의 예쁜 얼굴을 보여줘~

 

 

 

 

 

 

 

역시 수시로 피고 지는 사랑초.

한때는 화분을 온통 꽃으로 수놓더니

물을 너무 많이 줬나, 이렇게 달랑 세 송이만 피었다.

더욱이 이보다 더 부실할 때의 모습을 본 남편이

자신이 사랑하고 애정 해마지 않는 긴기아난을 솎아주면서

여기다 몇 개의 가지를 옮겨 심었다.

한마디로 긴기아난과 사랑초의 동거다.

아쉽게도 여기서 자란 긴기아난은 꽃대를 올리지 않았다.

다른 화분의 긴기아난은 지금 꽃대를 무수히 올리고 터뜨릴 준비 중이다.

꽃이 피면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집에 들어올 때마다 코를 킁킁거리며 감탄한다.

아주 고급스러운 향수의 느낌이다.

 

향기 하면 대엽풍란도 빠지지 않은데 올해는 꽃대를 한 개씩만 올리려나 보다.

아쉽다.

 

우리를 괴롭히던 미세먼지가 극성이던 날이 지나고 맑은 날이 오니

꽃들도 한결 예뻐 보이는  날들이다.

미세먼지가 걷히니 이렇게 좋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