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열함

이런 요리는 어때요?

눈부신햇살* 2017. 7. 24. 10:35

 

 

 

 

 

 

가장 최근, 지난 금요일 저녁에 먹은 타코다.

이거 하겠다고 며칠 전부터 재료 사나르고, 내게는 소고기 다짐육을 사다 달라고 했다.

오른쪽에 있는 소스는 살사(실은 살사라는 말 자체가 소스라고 하지만), 왼쪽 아보카도가 들어간 소스는 뭐시라 했는데 잊어버렸다.

가족 모두 살사를 더 맛있어해서 아보카도 들어간 소스만 잔뜩 남게 되었다.

조금은 입맛이 까다로워 먹는 것만 잘 먹는 남편이 맛있다고 해서 뜻밖이었다.

 

고수는 사다 놓고 깜빡해버렸지 뭔가. 시간 계산을 잘못한 작은녀석이 부랴부랴 만들어 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나중엔 나와 큰녀석까지 달려들어 함께 만들어야 했다.

 

 

 

 

나는 크림파스타를 만들 때 생크림과 우유를 조합해서 만드는데, 작은녀석은 베샤멜소스라나 뭐라나

버터에다 밀가루 넣고 우유 넣어가면서 농도를 맞추어 저렇게 크림파스타를 만들어냈다.

흠, 나는 소스가 더 걸쭉하게 만들어지는데 이 녀석이 만든 거는 좀 빡빡하다.

하지만 맛은 있었다. 원래 소스가 빡빡한 건 이탈리아 식이고,

걸쭉한 건 미국식이라나, 뭐라나.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는 여태껏 먹은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큰녀석과 남편이 한 번씩 만들어줘서 먹어봤는데 작은녀석이 가장 맛있게 약간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다.

 

 

 

 

에그 베네딕트란다.

남편이 거부한 음식이다.ㅎㅎ

남편이 한 개 먹고나더니 느끼하다며 내쪽으로 밀고선 도토리묵무침을 꺼내다 먹었다.

아들 녀석들은 입맛에 딱이라며 남편이 남긴 것까지 끌어다 둘이서 나눠먹었다.

 

 

 

 

감바스 알 아히요와 에그 인 헬.

큰녀석은 감바스 알 아히요가 맛있다는데 나는 살짝 느끼하고,

에그 인 헬은 토마토소스가 주를 이루는지라 입에 맞았다.

 

이 나이쯤 되면 남이 해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식사 준비하기 싫은 날 작은녀석이 해줄 때면 편해서 좋다.

큰녀석이나 남편은 요리하고 나면 으레 설거지는 내가 하는 걸로 아는데

작은녀석은 요리 중에 가장 하기 싫은 것이 설거지라면서요 라며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매듭짓는다.

 

남편은 하는 것은 잘하는데 가짓수가 다양하지 못한 게 흠이라는 품평을 늘 내게 날리곤 하는데

고작 계란후라이나 해 먹던 녀석이 저렇게 새로운 요리를 할 생각을 어찌했을까?

그 용기는 어디서 나는 걸까?

나는 조리 과정을 너무 잘 알아서 엄두가 나지 않고, 녀석은 잘 알지 못하므로 용기 있게 덤벼드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