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자박 느긋하게
2013년의 봄
눈부신햇살*
2013. 5. 16. 23:54
나이가 들면서 새삼스럽게 깨닫노니
5월을 일컬어 왜 계절의 여왕이라 했는지 알겠다,고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수차례 말했었다.
붉은 장미가 울타리와 담장을 수놓을 때도 더할 나위없이 예쁘지만
조팝나무 꽃이 만발하고 온갖 풀꽃이 피어나고
바람은 마치 맞게 살랑거려서 마음을 솜사탕처럼 부풀려 논다.
새로 돋아나는 연두빛의 잎사귀들은 또 얼마나 앙증맞고 어여쁜 고운 빛인지
그 모습을 보고 반해서 마음 깊은 곳까지 기쁨이 차오른다.
아, 좋다! 참, 좋다!
사람들이 붐비는 휴일이 아니고
한가로움과 적막함이 뒹굴고 햇살이 눈부신 오전에
이 길을 이맘때쯤 한번 걸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더랬다.
마침 하루 쉴 수 있는 일이 생겨
강도 복장을 하고 이 길을 걸었다.
음악에 취해,
햇빛에 취해,
풍경에 취해,
생각에 취해 걷던 길.
2013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