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2012년 추석

눈부신햇살* 2012. 10. 2. 21:46

 

 

지난 4년동안 추석 전 날, 저녁 7시나 늦으면 8시에 출발했기 때문에

한동안 추석 귀향 정체를 잊고 살았다.

올해는 전날 오전 7시에 출발할 수 있었다.

정확히 9시간 걸렸다.

평소 같으면 4시간, 아무리 막혀도 5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엉덩이가 마비 되고 다리가 마비 되어서

차에서 내리자 곧바로 걸을 수가 없었다.

에고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둥근 보름달이 떴다.

달무리가 졌다.

가물면 달무리가 진단다.

시골 사람들은 도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곧잘 알고 있다.

시골 태생인 둘째형님이 알려준 사실이다.

또 달 밝은 밤에는 별빛이 흐리다.

달이 밝아서이다.

둥근달이 참 예뻤다,

 

달 보고 소원 비는 것도 있지 않았다.

큰녀석이 대학가요제 때문에 일찍 와야 된다고 해서

이례적으로 추석 당일에 올라왔다.

뜻밖으로 5시간 만에 올라왔다.

야호!하는 함성이 절로 나왔다.

 

추석 당일에 올라오니 명절이 왜이리 긴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지난주에 미리 친정엘 다녀와서 친정엘 가지 않으니

시간이 더 남아돈다.

 

추석 다음날, 모처럼 남편과 함께 산에 올랐다.

한창 골프에 빠져 있는 남편은 골프 연습하느라 만날 시간이 부족하다.

내가 만날 누누이 입버릇처럼 얘기하지만 한집에 살아도 팔자가 다르다.

얼마 전에는 남편은 필리핀 여행도 다녀왔다.

오기가 나서 내 친구들에게 우리도 해외여행 가자고 했더니

뭔 이유들이 그리도 많은지.....

 

나는 내일부터 또 바쁘게 열심히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야 한다.

보다 나은 노년을 위해서.

건강관리도 나름 열심히 해야한다.

매일 긍정적으로, 매일 열심히,

누가 뭐라하든 착하게 살자.

때로 그것이 남에게 어리버리한 바보 같이 보일지라도.

 

 

 

덧붙임)

시골집엔 48인치 텔레비전을 사드리고

그것이 미안한 남편이 친정엔 32인치 텔레비전을 사드렸다.

시댁엔 꼭 사드려야 할 이유가 있었고,

엄마에겐 딱히 그럴만한 이유는 없었다.

 

시어머니께 고맙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공치사 한마디 없으셨고,

울엄마는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어쩔 줄 모르셨다.

나는 이 다음에 내 아들들이 뭘 사준다면

엄청 고맙다고 표현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설령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라도.